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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5.25 17:03:03
  • 최종수정2020.05.25 17:03:03

김진영

청주시 도로시설과 주무관

대기에 금가루를 뿌려놓은 듯이 반짝이는 봄날에 무심천변에서 공무(公務)를 봤다. 사람들이 만개한 꽃을 구경한다. 그런데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다. 우리는 일행들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한 방향으로만 산책하라고 끝없이 안내한다. 마스크를 썼지만 평화로운 사람들의 모습과 경계를 놓치지 않은 우리가 대비돼 그 장면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생필품을 사재기해 텅 빈 마트의 진열장이나 둘 곳이 없어 냉동 창고나 길거리에 시체를 쌓아둔 모습, 사람들이 다니지 못하게 군인들이 총을 들고 통제하는 세계 뉴스를 보면 아포칼립스가 이런 풍경이 아닐까 싶어 등골이 오싹해진다. 재앙 같은 이 전염병이 잠잠해지면 또 다른 바이러스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는지. 그날을 대비해 우리는 무얼 준비해야 할까.

코로나를 극복한 후 전문가들은 교육·문화·경제·사회 등 모든 전반이 급변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이나 재택근무자가 더욱 많아지고 배달, 온라인 거래 등의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된다. 그러므로 새로 생기거나 사라지는 직업군들이 생겨 사회경제적으로 큰 홍역을 치를 수 있다.

또 우리나라 의료인들이 잘 싸워 세계적으로 칭찬받고 있지만 공공의료기관과 의료물품, 그리고 방역 시스템에 대한 재정비도 필요하다. 때문에 이에 따른 법규나 부작용에 대한 대비와 정책 홍보가 잘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만 앞선 문제들보다 제일 중요한 건 지역사회가 코로나 블루에 걸려 회복되지 않을 때에는 그에 맞는 신속 행정으로 활력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민생이 제일 중요하고 황급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인류가 모두들 멈춰 있으니 비로소 지구는 기지개를 켤 수 있는 듯하다. 고작 몇 주 인간의 자유와 행동에 제약을 줬는데 지구의 대기는 눈에 띄게 좋아졌고 오염됐던 강이나 바다가 깨끗해져 원래 살았던 생물들이 돌아왔다는 소식이 속속 들리고 있다. 이에 지구 입장에서는 자연을 훼손하는 인간들이 바이러스이고 코로나19가 백신이라는 사람들의 자조와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간의 경제성과 편리성을 위해 끊임없이 생산돼 썩지 않는 일회용품과 잠시도 불이 꺼지지 않은 채 오염물질을 배출하며 돌아가는 공장들을 제재하는 등의 지구와 자연을 위한 범세계적인 환경정책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이 시기를 그냥 지나친다면 우리는 지구에 기생하다 결국 숙주를 파멸시키는 기생충에 불과할 테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많은 정책이 제대로 뿌리내리고 민생에 도움이 되려면 무엇보다 대민행정을 맡고 있는 공직자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작은 목소리마저 놓치지 않고 어렵게 만든 정책이 의외로 국민들에게 와닿지 않을 때에는 나라에 조언을 아끼지 않을 수 있다. 이 사태를 겪으며 우리나라 국민들의 단합과 시민 정신이 대단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커다랗고 강한 또 다른 태풍이 오기 전에 뿌리를 단단히 하고 서로 도와 얽혀 시들지 않고 푸르러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또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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