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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애

청주시 청원구 세무과 주무관

요즘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이들 이마를 한 번 짚어보고, 퇴근하고 들어가면 아픈 곳은 없는지 혹시나 감기 기운이 없는지를 습관처럼 확인한다. 예전엔 기침 조금만 해도 병원을 다니고 했는데, 요즘은 병원이 더 무서워 따뜻한 물을 먹이고 식사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영양제를 꼭 챙겨 먹이며 아이 상태가 호전되길 기다린다. 또한 아침마다 마스크를 챙기고, 집에 들어오면 옷을 갈아입고 손을 닦으라는 잔소리도 잊지 않는다. 그래도 큰 아이는 잘 하는데, 작은 아이는 마스크가 답답하다고 짜증을 내고, 말을 안 하면 마스크 착용을 번번이 잊어 매일 작은 다툼이 오간다.

문득 지난 2008년 첫아이가 태어났을 때 기억이 떠올랐다. 항균 스프레이를 집에 오자마자 옷에 뿌리고, 손을 닦지 않으면 아이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모든 아이 용품을 소독하고 자주 세탁을 했다. 그렇게 하면 어떤 어른들은 유난을 떤다며, 아이가 마당에서 구르고 놀고, 흙도 먹고 그래야 면역력도 길러진다면서 핀잔을 주곤 했는데, 아마 지금은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없을 듯하다.

이미 큰 아이는 스마트폰을 통해 접한 정보로 인해 코로나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다. 처음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 본인이 만약 코로나에 걸리면 어찌하느냐면서 며칠을 불안해했다. 나는 주의할 점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우리나라 의료제도에 대한 설명으로 안심시키려 했지만 실패. 결국 며칠이 지나 확진자가 완치돼 퇴원한다는 기사가 나올 무렵에야 아이의 불안감이 잦아들었다. 그런데 청주의 확진자 소식이 전해지면서 큰 아이의 걱정은 다시 재발되고야 말았다.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는 습관이 생길 정도다.

청주에 처음 확진자가 발생한 시점이 주말이었기에 다음 주 학원은 보낼 일에 걱정이 앞섰다. 학교는 개학을 연기한다고 뉴스에서 나왔는데 학원을 어찌해야 하나, 보내자니 불안하고, 안 보내자니 집에 종일 있을 아이들이 걱정이고, 주말이라 선생님들께 연락하기가 좀 미안해 월요일 아침이 되자마자 학원마다 문자를 보냈고, 아이들이 다니는 모든 학원이 휴원을 한다는 공지를 오전 중에 다 받았다. 그리고 그 기간은 계속 연장돼 학교 개학 시기까지 거의 모든 학원이 휴원 중이다. 나와 같은 맞벌이 부부들에겐 이런 시기가 정말로 가혹하지만, 지금은 이제 최선이라 생각하며 버티고 있다.

안 그래도 아이 키우기 어려운 세상이다. 걱정이 난무하는 시대, 이제 단속하고 염려할 게 더 많아진 세상이다. 눈에 보이는 교통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교육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예방 방법까지 교육해야 하는 시대.

그래도 확진자가 계속 줄고 있는 현실과 우리의 의료기술에 대한 믿음, 그리고 다른 과거의 다른 사건처럼 시간이 흐르면 다 괜찮아진다는 긍정의 기대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 퇴근하면 종일 집에만 갇혀 있어 답답했을 아이들을 위해 보드게임도 하고 맛있는 것도 만들어 주면서 놀아줘야겠다. 빨리 이 불편한 동거가 끝나고 모든 부모들이 안심하는 시간이 오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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