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충청권처럼 역사문화 자원을 많이 가진 지역도 드물다. 여러 지역 중에서 필자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곳이 충북은 괴산, 충남은 천안이다.

괴산은 달천 변을 따라 음성, 충주로 가는 옛 길이다. 신라군이 상주를 넘어 옛 국원(충주)으로 진격했던 제일 루트였다. 이 지역 곳곳에 많은 고구려, 신라 유적이 있어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거유 송시열의 유명으로 만든 화양동 만동묘유적, 진흥왕의 팔관회 기록을 뒷받침하는 칠성 외사리 사지는 좋은 관광자원이다. 만동묘 유적은 대명의리로 만들어진 조선 유학사의 심장이었다.

대전 송촌에 있는 우암의 대 저술 송자대전 판각은 규장각에서 만든 것으로 본래 정조의 어명으로 만동묘 화양서원에 있었다. 그런데 화재가 발생하여 1백년전 대전에서 다시 판각한 것이다. 송자대전이 화양으로 와야 우암의 유적이 더 빛난다.

진흥왕은 국원 탈환이후 많은 젊은 전사들이 죽자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외사(外寺)에서 처음 팔관회를 열고 명복을 빌었다. 삼국사기 진흥왕조에 기록 된 외사는 지금 경주인가, 괴산 칠성리인가. 왜 외사에서 전사한 장병들의 영혼을 위로했을까. 바로 그들이 전사한 지역이 외사 지역였기 때문이다.

외사리 절터에서는 신라시대 많은 와당이 출토된다. 괴산군이 학계와 더불어 연구해야할 과제이며 진흥왕대의 유물 성과가 있으면 사적관광지로 정비해야 한다.

충남 천안시에는 성환읍의 사산성, 백제 온조왕과 관련이 있는 위례성, 고려 태조와 관련이 있는 태조산, 왕자산성, 고려초 대찰 터인 천흥사등 많은 유적이 남아있다.

사산성은 마한 목지국과 관련이 있으며 고구려가 지배하여 사산(蛇山)이란 이름을 붙인 역사적인 유적이다. 산성 안에서 가장 많이 산견 되는 것이 바로 고구려 적색와편이다. 일부 절개 된 곳에서는 마한시대 토기편도 보인다.

천안이 제일 주목해야 할 유적은 고려 태조 왕건 유적인 태조산과 왕자산성이다. 천안에서 후삼국 통일 대업을 완성한 왕건은 스스로 황제임을 자처하며 연호를 천수(天授)라고 했다. 그리고 천안부(天安府)를 설치하고 지역을 매우 중요시 했던 것이다.

왕건태조의 진영을 모신 천흥사(天興寺)를 성거읍 천흥리에 세웠다. 천안 지역에 설화로 전해내려 오는 '오룡(五龍)'이란 명칭은 바로 황제 왕건과 황제국임을 천명한 역사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각원사에서 왕자산성으로 오르는 길목 암벽에 조성 된 고려초 마애불좌상은 통천관을 쓴 보살상이다. 불상 옆에는 2구의 신장(神將)이 서 있는데 관음을 호위하는 무사다. 그런데 이 불상은 개성에서 발견 된 태조 왕건의 얼굴을 너무나 닮고 있다. 넓은 이마, 아래턱이 후덕한 얼굴, 잔잔한 미소가 왕건의 얼굴이다. 천안부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민초들의 소망을 실현해주는 전지전능의 보살 신앙으로 태어난 것인가.

이번 선거에서 공석중인 천안시장에 박상돈후보가 당선됐다. 박시장은 충청남도내 여러 지역의 군수, 시장 그리고 국회의원을 고루 거친 인물이다. 그가 취임 일성으로 방치된 문화자원을 찾아 개발하겠다고 언명했다. 박시장이 왕자산을 참배하는 것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는 보도가 눈길을 끈다.

단체장 하나의 열정과 노력이 지역의 1백년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다. 역사문화자원을 이해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일은 무지의 소산이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