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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4.12 15:19:08
  • 최종수정2020.04.12 15:19:08

김현경

국가기상위성센터장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이형기 시인의'낙화'라는 시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아름다운 결실을 위해 화려하게 피어났던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과 함께 의연한 이별을 맞이하는 이의 뒷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올봄, 그동안 우리나라 상공의 비구름 감시를 도맡았던 천리안위성 1호가 지난 9년 동안의 긴 관측 여정을 마쳤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상위성이라는 막중했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마침내 퇴역의 시간을 맞이한 천리안위성 1호. 그 아름다웠던 뒷모습을 되돌아본다.

2010년 6월 27일, 우리나라'기상위성 독립'의 원대한 꿈을 품고 천리안위성 1호가 적도 상공 3만6천㎞ 궤도에 안착했다.

이후 24시간 연속으로 동아시아와 한반도를 15분마다 관측함으로써 우리나라 기상위성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 태풍, 집중호우, 안개, 황사 등 다양한 기상 현상과 자연재해를 실시간 감시하는 한반도의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특히, 위성기반의 태풍 분석과 위험기상 집중 관측을 통해 신속한 재난대응과 기상예보 정확도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급변하는 한반도 지역의 기후환경 감시는 물론 장기간의 축적된 자료의 분석을 통한 기후시스템 감시에도 중요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천리안위성 1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기상위성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유럽 등 기상선진국과 견주어 손색이 없는 98.1%의 안정적인 위성운영 성과를 냈다. 하루 평균 785장의 영상을 생산해 언론을 비롯한 방재, 환경, 국방 등 국내외 주요기관에 실시간으로 제공했다.

그동안 생산한 자료량은 2기가바이트(GB) 용량의 영화 약 23만 편에 달하는 양으로, 쉼 없이 달려온 노력의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외국 위성자료를 받아서 사용하던 나라에서, 세계 7번째 기상위성보유국의 지위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천리안위성 1호 자료를 제공하는 나라로 거듭났다.

이러한 발전 과정의 주목할 만한 결실로, 지난 9년간의 천리안위성 1호 운영과 자료 활용을 통해 총 3천64억 원의 경제적 편익을 창출했고, 2천226명의 고용효과를 유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더불어 세계기상기구 등 국제기구나 국가 간 기상협력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굳건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비록 천리안위성 1호의 기상관측 임무는 종료되었지만, 천리안위성 1호가 남긴 유산은 온전히 남아있다. 천리안위성 1호의 운영과정을 통해 확보된 지식과 기술이 천리안위성 2A호의 안정적 운영에 더할 나위 없는 자양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축적된 천리안위성 1호의 방대한 자료는 기상위성 활용연구와 기술 개발의 핵심적 역할을 하며, 기후나 환경 분야에서도 다각적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 연구를 위해서는 지표와 구름의 변화를 장기간에 걸쳐 연속적으로 관측한 자료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천리안위성 1호 관측 자료는 한반도 기후변화의 과정을 연구하는 과정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3천288일 동안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기상 상황을 빈틈없이 살펴 온 천리안위성 1호는 지난해 7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천리안위성 2A호에 그 임무를 승계했다.

화사하게 피어났던 봄꽃이 봄비에 젖어 그 꽃잎을 휘날리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듯, 천리안위성 1호는 그렇게 우리와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하지만 밤하늘의 별처럼 밝게 빛났던 천리안위성 1호와의 소중했던 만남과 추억은 오랫동안 우리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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