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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4.20 17:57:38
  • 최종수정2020.04.20 17:57:38

김상철

단양군 정책기획담당관 법무규제개혁팀장

"뭐, 나보고 원고를 쓰라고?"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말도 안 된다며 펄쩍 뛰었지만 결국은 동문회가 쳐놓은 덫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날 술 한 잔이 미끼였음을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늦었다. 낚싯바늘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 내장에 콕 박혀있었던 것이니 달리 수가 없었던 것이다.

과장을 좀 해서 '자료 찾아 3만 리'했다. 자료란 것이 "나 여기 있어요"라고 자수해 광명 찾는 것도 아니고 우연히 발에 걸리는 횡재수는 더더욱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관련 책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가장 큰 고통을 받았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겨우 어린이용 책자 한 권을 발견했다. 중고서점인 알라딘 종로점에서는 허탕을 쳤고 4.19혁명 기념도서관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책자도 부족했지만 제한된 보유량으로 서적반출을 금한다고 하니 별수가 없었다.

4.19혁명이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다는 개탄의 이유를 반면교사로 확인하는 대목이었다.

4.19를 이해하기 위해서 4.19라는 하나의 개략설명은 너무나 피상적이었고 한두 개 사건의 심화된 설명으로는 전체가 보이지 않았다.

10년 이상의 세월에 거쳐 크고 작은 사건들을 반복해서 읽은 다음, 기승전결로 연결했을 때에서야 비로소 확연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4.19혁명이야 국가적인 사건이라 그럭저럭 자료를 구해 살필 수 있었지만 단양지역 출신의 지영헌 열사 관련 자료는 그야말로 사막에서 물 찾기와 같았다.

하긴 만 스무 살에 삶을 마감한 젊은 열사이고 보면 그 부모를 빼고 누가 알뜰히 기억하려 하겠는가. 안타깝게도 열사의 삶에 대해 지역사회는 너무나 빈약한 단서만을 남기고 있었다.

한계에 봉착해 허우적거리던 어느 날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냈다. 그것은 열사가 살았던 1940∼1960년대까지의 시대상황을 들여다보자는 것이었다.

그것도 가급적 국가적 차원이 아니라 지역사회 차원의 시대 상황이어야 했다.

믿음을 현실로 드러내는 작업은 녹녹치 않았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런대로 만족하는' 결과물에 다가갈 수 있었다.

이 글은 책자로 엮여 단양지역 4.19혁명 60돌 행사에 맞춰 발간될 예정에 있다. 기분 좋게 생각하자면 열사와 관련한 책자 한 권으로 인해 지역사회의 현대사는 조금 더 선명해지고 조금 더 입체화되리라.

4.19혁명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핵심 사건임에 틀림없다. 4.19에서 5.18로 다시 6.29로 이어지는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한 다발에 이해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것이 이번 작업에 참여해 얻은 최대 수확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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