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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3.23 16:46:11
  • 최종수정2020.03.23 16:46:11

김준혁

청주시 상당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구청 환경위생과 청소팀에서 7개월가량 근무하면서 비상식적으로 쓰레기를 배출하는 경우를 허다하게 목격했다. 특히 바로 옆에 분리배출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심하게 종량제 봉투에 버려진 플라스틱, 고철 등을 보면서 놀라곤 한다. 재활용 가능 물품들이 버려지면 우리의 자원이 낭비되는데 이렇게 버려진 자원이 쓰레기 배출량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한탄이 나올 뿐이다.

쓰레기 민원의 경우 바로바로 처리하기는 어려운 반면에 시민들의 불만은 계속 쌓이기 때문에 민원의 강도가 높은 편이다.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 한 번은 불법소각과 관련해 민원이 들어와 나갔더니 할아버지께서 쓰레기를 태우고 계셨다. 할아버지께 차근차근 법령을 설명해드리고 이러시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지만 오히려 화를 내셨다.

실제 민원을 나가기 전에는 이런 곤란한 상황이 있을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정해진 절차와 법에 따라 해결하면 될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나가보니 사람들의 굳어진 인식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작정 단속해 과태료 처분을 내리기에는 금액도 커서 우리 공무원들이 되레 나쁜 사람이 돼버린다. 이런 일들을 겪다 보면 환경문제의 개선을 위해서는 단속·억제보다는 실천과 인식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인식 개선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 과에서는 매달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도 하고 쓰레기 배출방법이 담긴 팸플릿을 만들어서 홍보도 하고 있지만 극적인 효과는 바라기 어렵다. 그렇기에 쓰레기와 관련된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삶 속에서 본인이 실천하고 있다고 느끼면서 나의 노력이 환경을 지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끔 해야 한다.

송파구청으로 견학 간 적이 있다. 송파구청은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아이스 팩으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했다. 아이스 팩이 재활용 가능 물품이라는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송파구청은 그 대안 방안으로 마트와 협약해 마트에 아이스 팩 수거함을 설치하고 수거 비용을 지원해 주면서 아이스 팩을 처리했다. 그 결과 장을 보러 온 시민들이 오가며 아이스 팩 수거함을 보고 자연스럽게 아이스 팩도 재활용이 가능하구나, 생각하게 되고 접근성도 좋기 때문에 아이스 팩을 손쉽게 버릴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구청에서도 매일 쓰레기 문제를 놓고 토론하는 것이 무의미하진 않겠구나 생각됐다. 우리 과는 올바른 분리배출과 쓰레기 줄이기를 위해 시민들에게만 요구하지 않고 먼저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매일은 아니더라도 잔반 없는 날을 시행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있으며 종량제 봉투 실명제를 해 재활용 쓰레기나 캔, 플라스틱 등을 올바르게 배출한다. 또 나아가 다른 과에도 쓰레기 분리배출요령을 홍보하고 적극적인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앞으로도 깨끗한 청주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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