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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1.26 09:34:17
  • 최종수정2020.11.26 09:34:17

윤웅이

전 충주고 교사

지난 1월 중순, 중국 광둥성에 주재원으로 파견돼 있는 큰아들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중국에 코로나19 감염 확진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면서 병실이 부족해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그곳에 머물다가 만에 하나 가족이 감염되기라도 하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가 없는 최악의 상황이라서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고 했다.

이렇듯 상황이 악화되자 회사에서도 주재원을 제외한 가족들은 모두 귀국하라고 독려하니 어쩔 수 없이 가족 셋은 귀국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결국 큰아들을 제외한 며느리와 손주 등 가족 셋은 공항 발열 검사에서 아무 증상 없이 통과했다.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작은아들을 공항으로 보내 입국장에서 곧바로 픽업해 오라고 했다.

큰아들 가족이 우리 집으로 온 뒤 우리 부부는 독립된 공간에서 생활하라고 집을 비워주고 어머니 댁으로 거처를 옮겼다.

아무 걱정 없이 편안하게 쉬다가 가라고 하는 배려였고, 예기치 못한 상황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14일 동안 대문 밖으로 나가지 말고 집 안에만 있으라고 신신당부하고 식재료와 생필품 등을 구입해서 문 앞에 놓아두었다.

어른도 애들도 갑갑함에 서서히 지쳐가는 극한상황이 올 즈음에 기나긴 2주가 되는 날이 왔다.

두문분출하면서 어려움을 참고 견뎌준 며느리와 순주들이 고마웠고 한편으론 미안했다.

현재 중국 당국은 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한해서 발열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2주 동안 격리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가족 셋은 선뜻 중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 첫 감염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이번에도 위기 때마다 발휘했던 우리의 공동체 의식으로 직면한 위기를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배려와 양보를 실천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어 국가적 위기 극복에 힘이 돼주고 있다.

특히 마스크 안 사기 운동이 SNS 등 온라인에서 먼저 번지고 있다.

'몸이 건강하거나 약 2주간 착용할 마스크가 있다면 환자, 노약자, 임산부, 의료진 등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급될 수 있도록 보건용 마스크 구매를 보류하자'는 취지의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참에 돈을 벌어보겠다고, 구하기 어려운 마스크를 사재기해 매점매석하는 몰염치한 속물적 행위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또 특정 물품을 구입하면 마스크를 증정하는 끼워팔기 수법을 동원하는 반사회적인 기업들도 있다고 하는데 어처구니가 없다.

국가의 위기를 역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기회로 삼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런가 하면 고통을 함께 감내하고 분담을 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서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펼치는 총력 대응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개개인이 '국민 행동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두가 힘겹고 어려운 비상 상황이지만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이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돼 떨어져 있는 큰아들 가족이 다시 만나 단란하게 생활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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