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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성 -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입체적·감각적으로 구현된 감정의 서라운드
주인공들의 감정적 동요서 인간의 내면 이해

  • 웹출고시간2020.03.12 14:13:36
  • 최종수정2020.03.12 14:13:36

오직 한 사람의 차지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96쪽

△오직 한 사람의 차지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붙드는 일, 삶에서 우리가 마음이 상해가며 할 일은 오직 그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2016년 젊은 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김금희의 세 번째 소설집이다.

작가는 삶을 장악해버린 감정을 소상히 묘사하던 전과 달리 이번엔 기억 속의 상처를 들여다봤다.

상처의 틈새를 바라보며 버거운 감정을 되살리지만, 다정한 시선으로 상처에 담긴 의미들을 찾아낸다.

특유의 애정 어린 문장은 많은 이들이 살아낸 모든 시간을 긍정한다.

책은 아내와 장인의 눈치를 보며 힘들게 1인 출판사를 운영하다 사업을 정리해야 했던 나의 모욕감과 상실감을 그렸다.

'낸내'라는 아이디를 쓰는 독자로부터 책에 대한 때늦은 컴플레인을 받은 나는 비밀스러운 매력을 지닌 낸내를 알아가며 기이한 활기를 얻게 된다.

세속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사회에 안착하고자 하는 아내와 장인에게 반감을 갖고 있으나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데 자괴감을 느끼던 중 낸내에게 자기 세계에 대한 충만과 고독, 그리고 왠지 모를 열패감이 뒤섞인 이상한 동질감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낸내의 정체가 선명해질수록 나의 마음 속 환상과 낭만도 한 꺼풀씩 벗겨진다.

작가의 소설은 느닷없이 치밀어오르는 기억과 감정을 끝내 잠재우지 못해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마는 애잔한 인물들에게 주인공의 자리를 내어준다.

인물들이 겪는 동요는 우리가 살아가는 한 홀로 감당할 수밖에 없는 내밀한 고통과 합동처럼 꼭 닮았다.

그러면서도 소설이 그리는 내면의 술렁임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인물들이 자신만의 생생한 목소리로 복합적인 인간 내면을 차근차근 이해해 나가서다.

소설은 얽혀 있던 감정의 타래를 풀어내 독자와 소설 속 인물을 소통시키는 심퍼사이저(sympathizer)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곳을 무대로 삼아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품고 있는 복합적인 마음의 결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

삶을 살아내기 위해 묻어둬야만 했던 지난 시절의 상처를 골똘하게 바라보며 때때로 모질고 비겁해야 했던 우리의 흉한 일면, 삶의 부산물처럼 딸려오는 괴롭고 버거운 감정들을 되살려낸다. 그 어느 때보다 입체적이고 감각적으로 구현된 '감정의 서라운드'가 돋보인다.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아주 오랫동안 마음이 상하는 일을 두려워했다"면서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면 인정하지 않고 싶었지만 돌아보면 그것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과일이 물러지듯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할수록 더 진하고 달콤한 향을 내는 무언가가 있다고 마음이 다치는 과정을 미화할 생각은 없지만 상처를 들여다보는 사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진실, 깨달음, 아름다움, 서글픈 환희를 발견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렇게 통과해온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단편들을 묶어 되도록 물러서지 않고 모든 상태를 기록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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