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0.03.05 17:32:47
  • 최종수정2020.03.05 17:32:47

김순구

한국감정평가사협회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

업(業)이란 일을 말하며 직업의 준말이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을 말한다. 자(者)는 ~하는 자로 사람을 낮추어 말할 때 쓰인다. '자'의 예사말은 '사람', 높임말은 '분'으로 표시한다. '지키는 자'의 예사말은 '지키는 사람'이며 높임말은 '지키는 분'이 된다고 표준국어대사전은 적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업'과 '자'로 합성된 '업자(業者)'라는 용어가 많이 쓰이고 있다. 부동산업자, 목축업자, 사채업자 등등 무수히 많은데 하는 일인 업(業)에다 자(者)를 붙이기만 하면 되는 것 같다.

'업자'란 단어는 우리에게 나쁜 이미지를 주는 것 같다. 업자와 결탁하여 공금을 빼돌린 공무원, 주택 알선업자에게 사례금을 지급하다 덜미 잡힌 브로커, 악덕 채권업자보다 더 악랄한 임대업자 등 언론을 통해서 나타난 '업자'란 용어는 대부분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용된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업자'하면 다른 사람보다 자기 주머니만을 채우려 노력하는 사람 같고, 공정하고 정직해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사(士)'자는 어떤가. 선비 사로 불리는 이 '사'는 학식이 있고 행동과 예절이 바르며 의리와 원칙을 지키고 관직과 재물을 탐내지 않는 고결한 인품을 지닌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고 표준국어대사전은 적고 있다. 변호사, 박사, 공인회계사 등과 필자가 속해 있는 감정평가사에 선비 '사'를 쓰고 있다.

'사'자는 '업자'보다는 공정하고, 결탁보다는 논리와 실력으로 결정할 것 같은 이미지를 준다. 물론 '업자'가 '사'가 붙은 사람보다 실력과 도덕성이 낮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일반 국민들이 가진 인식 속에는 그런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사'자가 붙은 사람들을 대체로 전문자격사라 한다. 변호사와 회계사, 세무사가 그렇다. 감정평가사도 이 부류에 속한다.

이런 '사'자가 붙은 자격사들은 대개 그 자격사를 붙여 '변호사', '세무사'처럼 'ㅇㅇ사' 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데 유독 감정평가사는 '업자'란 단어를 붙여 '감정평가업자'로 부르고 있다.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관련 법에 그렇게 부르도록 법제화되어 있다.

모든 자격사는 다 만들어진 목적이 있다. 감정평가사는 국민의 재산권 보호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감정평가사가 이 목적을 이행하려면 공정한 감정평가를 해야 한다. 그래야 부동산을 둘러싼 이해충돌을 조절해 낼 수 있다. 어떤 자격보다 독립적으로 공정한 평가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감정평가사들을 '업자'로 부르는 것은 얼른 이해가 가질 않는다.

감정평가사들은 늘 뭇매를 맞고 산다. 내 편이 안 돼 줬다는 이유에서다. 개발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땅을 싸게 사고 싶고, 파는 사람들은 비싸게 팔고 싶어 한다. 이는 보상시장에서뿐만 아니라 담보, 경매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양 당사자 간 충돌을 조절하는 기준이 되는 공정한 평가가격은 양쪽 다 불만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공정한 감정평가가 생명인 감정평가사에게 '업자'란 단어를 붙여 흥정과 개입의 대상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면 문제 아닌가. 그래서 감정평가사들은 '감정평가업자'에서 '업자'라는 단어를 떼어내고 싶어 한다. 공정한 감정평가로 국민 재산권을 보호하는 전문가로서의 길을 가고자 하는 게 우리 감정평가사들의 소망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제376회국회(임시회)에서 '업자'라는 단어가 삭제될 예정이라 한껏 기대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점점 더 투명해지고 있다. 최근에 건설업자도 업자라는 용어를 변경했고 중개업자도 업자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업자로 불려 속상한 사람들을 위해 '업자'란 단어가 더 좋은 말로 변화하길 바라본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