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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언제까지… 스스로 격리된 '엄마와 아이'

온종일 집에서만 아이들 돌봐야하는 고충
비어있는 어린이집에라도 맡길 수 있으면 다행

  • 웹출고시간2020.03.03 20:43:15
  • 최종수정2020.03.03 20:43:15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의 개학일이 당초 9일에서 23일로 2주 추가 연기된 가운데 3일 청주 직지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입학생들을 위해 준비된 선물 꾸러미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엄마 오늘은 뭐하고 놀아요?"

8살, 6살 두 자매를 키우는 30대 주부 A씨는 아침마다 한숨이 새어나온다. 지난 2월 중순부터 시작된 강제 휴가 때문이다.

끝나는 날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 그간 겪어온 방학과는 다르다.

심지어 키즈카페나 문화시설, 관광지조차 허락되지 않는 어려운 휴가다. 대중이 모이는 곳은 꿈도 꾸기 어렵다.

연일 뉴스에서 나오는 엘리베이터 감염의 위험성이나 확진자 동선, 접촉자 수 등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를 키운다. 집 앞 슈퍼나 놀이터에 나가는 것도 일상에서 벗어났다.

마스크를 구하기도 어려워 자연히 외출을 삼가게 됐다.

집에만 있다고 하루종일 미디어만 접하게 할 수는 없다. 부지런한 엄마들은 날마다 엄마표 놀이교실을 연다.

반죽, 물감놀이, 피자만들기, 쿠키만들기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잇감은 다 사용했다. 매번 새로운 것을 찾는 아이들 덕에 밤마다 검색을 거듭하고 주변 엄마들과 내용을 공유한다.

식비도 무시할 수 없다. 어린이집에서 간식과 식사를 해결하던 아이들의 세끼 식사와 간식을 챙기려니 메뉴 고민에 식비 걱정까지 더해졌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설렘으로 가득했던 큰 아이에게는 '한주만 더' 라는 말로 시간을 벌고 있다. 선물받은 새 가방은 몇 주째 같은 자리에서 외출을 기다린다.

친구들과 할머니 할아버지가 보고싶다고 우는 작은 아이를 달래는 것도 일이다. 지난 주 일요일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는 친정부모님에게는 앞으로 2주간 만나지 말자고 엄포를 놓았다.

택배 및 배달도 비대면 서비스가 늘었다. 문 앞에 두고 가면 소독제를 뿌리고 찾아오는 식이다.

가족 외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는 일은 간간이 나누는 영상 통화가 유일하다.

3월 어린이집 첫등원을 앞두고 있었던 3살 아이 엄마 B씨도 시름이 깊다.

지난해부터 어린이집 대기를 넣어놨지만 당장 맡길 곳이 없어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받으며 입학일을 기다렸다. 맞벌이 가정에 지원되는 월 80시간의 혜택을 더해도 2월 달 보육료만 48만 원이 쓰였다.

2월 중순 예정돼있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날짜가 연기되고 개별 면담으로 대체되면서 불안이 커졌다.

3월 신학기를 앞두고 개원이 연기된다는 소식에 가슴을 졸였다. 다행히 긴급보육이 이뤄지는 어린이집인 덕에 등원은 가능했다.

텅 빈 어린이집에 마스크 쓴 선생님들 뿐이지만 맡길 곳이 있는 것이 다행이다.

지금 상태로는 적어도 2주, 늦으면 3주까지 친구들 없는 어린이집을 지켜야 한다.

혼자 있는 아이가 안타깝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식재료 구입시 주로 이용했던 대형마트 온라인 주문에도 차질이 생겼다. 오전 시간에 인근 대형마트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그날 저녁에 받아볼 수 있었던 시스템은 이용자 폭주로 3-4일씩 배송이 늦어졌다.

며칠 앞을 내다보고 미리 주문해야 필요한 날짜에 겨우 받을 수 있다. 그마저도 품절되면 몇 가지 물품은 포기해야 하는 일이 늘었다.

평범하기만 했던 가정의 일상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3월 재취업을 앞두고 있던 주부 정다운(35)씨는 "아이들의 일정때문에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재취업도 미뤘다"며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는 각 가정의 노력이 하루라도 빠른 일상으로의 복귀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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