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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증에 무대책 '충북 농촌 코로나 사각지대'

*코로나19
농업인 "마스크, 작업 중 불편"
외부 활동 경우에도 착용 안해
지자체 복지시설 우선 지원에
농촌 노인 '수급 불가능' 수준

  • 웹출고시간2020.03.02 20:38:55
  • 최종수정2020.03.02 20:38:55
[충북일보 성홍규기자] "이 작은 마을에서 마스크가 왜 필요합니까. 그냥 다니는거지."

충북 도내 농촌 마을이 코로나19 사각지대에 놓였다.

'설마 여기까지 퍼지겠나'하는 안전불감증이 팽배한 농촌 마을의 정서에다 지역사회의 '무대책'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경칩을 나흘 앞둔 2일. 충북 도내 각 농촌마을 주민들은 농사 준비로 바쁜 일손을 놀리고 있다.

농업인들은 경칩을 전후해 밭을 갈고 거름을 뿌리는 등의 작업을 한다. 과수농가는 나무의 가지를 치고 수형을 잡는 작업으로 한 해 농사를 준비한다.

문제는 마스크를 착용한 농업인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농업인 대부분은 작업 중 불편하고 타인과의 접촉이 없어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20~30가구가 밀집한 도내 리(里) 수준 마을의 경우 농업인의 수는 30명 안팎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각자의 농장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대면·접촉하는 상황도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마스크 착용은 불필요한 행위로 인식된다.

도내 한 농업인은 "근래에 며칠 동안 밭을 일구고 거름을 뿌리는 작업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며 "혼자 하는 일인데 불편하게 왜 착용하겠나. 그리고 애초에 마스크라곤 일반 면마스크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이 발생할 수 있는 외부 활동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일 중앙공원을 찾은 노인들 중 상당수가 수급의 어려움과 불편함을 이유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의 감염은 물론 전파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농자재를 구입하거나 식자재 마련을 위해 읍(邑) 지역으로 외출을 하는 경우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또다른 농업인은 "농약상이나 마트에 가도 대화를 할 일도 없고, 대화를 하더라도 판매자·계산원 말고는 대화상대가 없다"며 "상대방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데 나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농업인 외에도 농촌 지역의 노인들은 코로나19의 위험에 상대적으로 크게 노출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77.8%는 30~69세다. 중간 나이는 51세다.

또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 사망자 16명 중 50대 이상은 14명으로 87.5%에 달한다. 70대 이상은 3명(18.6%), 60대는 6명(37.5%), 50대는 5명(31.3%)이다.

나이기 많을수록 감염 우려가 크다는 얘기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병원을 수시로 방문하는 농촌 지역 노인들은 언제든 코로나19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고, 전파자로 이어질 수도 있다.

농촌 지역 노인들은 마스크 수급이 쉽지 않다. 읍·면지역 우체국과 농협하나로마트 등에서 제한적인 수량을 판매하고 있지만, 노인들이 현장 구매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자녀들이나 지역사회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지자체의 지원은 더디기만 하다.

충북 도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2월 20일 이후 열흘 가량 지난 뒤에야 각 기초단체 차원에서 마스크 긴급지원이 시작됐다. 이 마저도 '복지시설' 우선 지원으로, 농촌 지역 노인들에게 지급될 가능성은 적다.

도내 군 지역의 한 70대 노인은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판다는 얘기를 뉴스에서 듣기는 했다. 하지만 수량이 적은 데다 기운도 없고 사러 갈 수 있는 형편이 못 된다"며 "다만 몇 장이라도 나눠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임시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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