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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2.17 16:12:47
  • 최종수정2020.02.17 16:12:47

신한서

전 옥천군친환경농축산과장

아내와 함께 시내 마트를 들렀다. 과일 채소 코너를 지나다 내 눈을 의심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제주산 봄 무 20kg 한 자루에 9천900원에 세일을 하고 있었다. 깨끗하게 세척한 무가 먹음직스럽고 싱싱해 보였다. 망설일 것도 없이 한 자루 샀다. 아내는 깍두기 담느라 분주하다.

지난 5일 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는 유통인들을 탄식하게 만드는 광경이 벌어졌다. "9천57원" 제주산 무 20㎏들이 상품 상자당 경락값이 급락했다. 평년보다 25%나 떨어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발병이 보름을 넘기면서 화훼·채소·돼지고기 등 주요 농축산물값이 줄줄이 폭락했다.

소비자들이 다중 이용시설을 기피하는 데다 각종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기존 주류 유통망에서 거래되던 농축산물들이 갈 곳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한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농산물가격이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사과도 평년대비 약 40% 가격이 떨어졌고 인삼도 소비위축으로 평년 시세를 밑돌고 있다.

농촌에서 출하되는 농축산물 중에서 한우를 제외한 모든 것이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신종 코로나까지 한몫 거들어 농민들의 한숨이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교육부에서도 신종 코로나로 인한 새 학기 개강을 4주 이내 범위에서 연기할 것을 전국 대학에 권고했다.

신종 코로나가 1월 20일 국내에서 처음 발병한 후 요식업소 수요가 격감하고 있었다. 이러던 차에 교육 당국 발표로 학교급식 수요 감소로 농산물 가격 내림세는 계속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화훼류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졸업식이 몰리는 2월이 가장 성수기인데도 소비가 평년보다 3분의 1로 격감했다.

성수기 한철을 바라보고 꽃 농사를 짓는 농가들에는 날벼락이다. 화훼류는 다른 농산물과 달리 소비확대에도 한계가 있어 걱정이 더 크다. 우리 군에는 화훼농가가 거의없어 다행이다.

그나마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이 곤두박질을 치고 있는 가운데, 인삼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군에는 230여 농가에서 250ha의 인삼을 재배해 연간 약 370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신종코로나는 아직 백신이 없어 개인의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삼은 사포닌이 풍부해 면역력 증강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에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홍삼 제품의 인기가 눈에 띈다. 홍삼은 먹기 편리한 환, 캡슐, 스틱형으로 상품화된 제품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인삼을 구입하기 위해 직접 시장을 찾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금산의 인삼약초시장의 방문객이 평소보다 10~30% 증가했다. 이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방문을 기피하는 것과 정반대 현상이다. 금산인삼농협 관계자는 최근 인삼 시세나 효능을 묻는 전화가 끊이지 않고 내방객마저 늘어났다고 귀띔한다.

평소 같으면 설 이후엔 잠시 소비가 단절되기 마련인데 신종코로나 때문에 오히려 주문량이 평상시보다 15% 정도 늘어났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일은 사스, 메르스와 같은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때마다 일어났던 현상이다.

농민들은 최근 농축산물시세 하락이 값 폭락 장기화의 신호탄일 수 있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가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소비촉진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인삼·마늘·양파·김치, 막걸리 등 기초체력 보강과 면역력 제고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일부 식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소비촉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아내가 담은 깍두기로 점심을 먹고 아파트 창밖을 바라본다. 입춘도 지나고 완연한 봄 날씨다. 기온이 높아지고 비가 내리면 신종코로나가 진정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믿고 싶다.

하루속히 신종코로나 사태가 진정돼 농산물가격이 회복되기를 바라며, 당국의 강력한 농산물 소비촉진과 가격지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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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