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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정부 지침…흔들리는 신종 코로나 최전선

달라진 검체채취 정부 지침으로
일부 보건소 뒤늦게 시설·인력 확보
가능 명단 있지만, 실제 채취 안 해

  • 웹출고시간2020.02.10 21:25:19
  • 최종수정2020.02.10 21:25:19

10일 청주의료원 응급실 옆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방문한 환자들이 대기할 수 있는 음압텐트가 설치돼 있다.

ⓒ 강준식기자
[충북일보 강준식기자] 오락가락한 정부 지침으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 최전선에 있는 선별진료소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충북지역의 일부 선별진료소는 부랴부랴 검체채취를 위한 시설을 설치하는 등 한 박자 늦은 대응을 보이는 실정이다.

10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도내에서 검체채취가 가능한 선별진료소는 보건소 10개소(청주권 제외 시·군 보건소)와 병원 16개소다.

병원을 살펴보면 재난거점병원인 충북대학교병원을 포함해 청주의료원·성모병원·하나병원·한국병원·효성병원(이상 청주지역), 충주의료원·건국대 충주병원·제천서울병원·금왕태성병원·옥천성모병원·영동병원·보은한방병원·괴산성모병원·진천성모병원·단양군립노인요양병원 등이다.

이중 진천성모병원과 괴산성모병원, 충주시보건소와 괴산군보건소는 전날 오후 6시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검체채취 가능 선별진료소 명단에서 빠져있다.

청주의 한 의료기관 응급실 옆에 이동식 음압기와 음압텐트가 설치돼 있다.

ⓒ 강준식기자
불과 하루 사이에 검체채취 가능 선별진료소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 같은 이유는 정부의 오락가락한 지침 때문이다.

정부는 검체채취 키트(일명 진단키트)를 의료기관과 보건소에 일괄 배분하면서 검체채취 지침을 내렸다.

당초 지침에는 음압격리실을 갖춘 뒤 전문 의료진이 검체채취를 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 지침으로 인해 감염병 발생 초기 전문 의료진과 음압격리실을 갖추지 못한 보건소는 검체채취 가능 선별진료소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이후 수정된 정부 지침에는 전문 의료진과 음압격리실이라는 단어가 빠졌다. '격리 공간에서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정도로 바뀐 것이다.

정부의 모호한 지침으로 인해 보건소는 뒤늦게 검체를 채취할 수 있는 인력과 공간 확보에 나선 셈이다.

도내 한 보건소의 경우 이동식 음압기를 최근 구매 신청해 아직 보건소에 들여놓지도 못했다. 이 보건소는 검체채취 가능 보건소로 발표된 상태다.

게다가 바이러스 성분이 있는 검체는 공기 중 확산 방지를 위해 음압시설을 갖춘 뒤 채취해야 하지만, 일부 보건소는 음압시설을 설치할 공간 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다.

즉, 정부와 지자체의 검체채취 요구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공간·인력 등을 확보하는 모양새다.

도내 한 보건소 관계자는 "검체채취 가능 선별진료소 명단에 올라 있지만, 현재는 하지 않고 있다"라며 "아직 찾아오는 환자도 없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음압텐트 등을 구비한 덕에 원활한 검체채취가 이뤄지고 있다.

도내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하루에 5명 정도가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는데 중국 여행력·확진환자 접촉력·유행지역 여행력 등 지침에 따라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라며 "메르스 사태 이후 대부분의 종합병원이 음압텐트를 구비하는 등 교훈을 얻어 현재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한 채취를 위해 음압텐트를 설치해야 하는데 규모가 꽤 커 보건소 입장에서는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임시취재팀
◇검체채취=면봉을 이용해 입·목구멍·코 등에서 점액을 채취하는 상기도 채취와 객담(가래)를 채취하는 하기도 채취로 나뉜다. 진단키트에 채취된 검체는 진단시약을 보유한 병원이나 시설로 보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검사를 진행하는 데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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