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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성 -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담백·농밀한 시어… 그속엔 웅숭깊은 통찰도
'풀꽃 시인' 등단 50주년 기념 시집
신작시 100편·애송시 49편 등 실려

  • 웹출고시간2020.02.06 14:05:14
  • 최종수정2020.02.06 14:05:14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352쪽

[충북일보 유소라기자] 단 세 줄의 시로 많은 이들에 감동을 전한 '풀꽃 시인' 나태주가 등단 50주년 기념 시집으로 깊이 있는 시 세계를 선사한다.

이번 기념 시집은 시인이 그동안 써온 시들을 엄선해 추려낸 결과물로, 시인의 반세기 시력(詩歷)을 간추려놓은 모종의 자서전적 성격을 띤다.

나 시인인 시집을 통해 "그야말로 살아남은 자의 영광이고 보람이고 기쁨"이라며 "50년은 여러분을 바라본 나의 기적이고, 나와 함께 한 여러분의 기적"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시집은 유달리 더 담백하면서도 더 농밀한 시어들이 가득하다.

시인 특유의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한 목소리가 그대로 배어나는 동시에 웅숭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시인은 삶을 흐르는 움직임으로 바라봤다. '너'라는 절대적 대상과 발 맞춰 걷는 인생을 여행이라고 빗댄 쉽고 간결한 은유에서도 드러난다.

나 시인은 문단에서 계급투쟁을 노래하는 민중시가 주목을 받았던 70년대부터 묵묵하게 서정시의 길을 걸어왔다.

쉽고 간결한 시어로 소박하고 따뜻한 자연과 사람에 관한 시를 써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인생을 '고행' 대신 '여행'으로 바라보는 표제작에서도 이 같은 나 시인의 시 세계는 잘 드러난다.

사람들이 입을 모아 고달프고 힘들다며 불평하는 인생을 시인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고행에서 여행으로 승화시킨 셈이다.

시인은 스스로 방구석에 웅크려 자폐적인 시를 쓰던 젊은 날을 지나 이제는 움직이며 시를 쓴다고 이야기한다.

혼자만의 언어로 시를 쓰는 것을 넘어서 이젠 사람도 만나고 바람과 구름을 지나쳐 나무를 매만지며 쓰는 소통의 언어로 발돋움했다.

이처럼 일상에서 움직이는 걸음걸이로 살아가는 삶이 진정으로 유의미하다는 것을 시인은 역설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시간과 공간마저 잊어버린 폐쇄적인 망각의 유배생활을 경계한다.

동시에 현재의 삶이 가진 무게와 가치를 알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며 사람과 자연을 사랑하기를 권유하는 곡진한 목소리를 낸다.

시인은 '순간의 무게'를 중요하게 여긴다. 때문에 영원을 약속하며 사랑하기보다는 '지금 여기(Now+Here)'를 상징하는 오늘에 더 몰두하며 한순간이라도 진심으로 사랑하기를 권고한다. 이러한 방식이야말로 영원까지 이어갈 수 있는 가장 유효한 방법론인 까닭이다.

지난해 12월 연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나 시인은 "가늘고도 긴 길이었다. 보잘 것 없는 자의 푸념이며 하소연이고 고백이었다. 들어주신 당신, 선한 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전했다.

1948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난 나 시인은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1964년부터 2007년까지 43년간 초등학교 교단에서 일하며 시인으로 활동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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