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대학병원, 양질 의료서비스 제공 위해 지역인재 양성에 투자해야"

한정호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日 고베의과대학 부속병원 연수
체계적인 선진 교육 시스템 갖춰
'원정 의료' 無… 감염 우려 적어

  • 웹출고시간2020.01.28 21:00:00
  • 최종수정2020.01.28 21:00:00
[충북일보 강준식기자] 충북도내 담도 내시경 권위자로 손꼽히는 충북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사진) 교수는 지난해 내시경 종주국인 일본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한 교수는 청주 청석고등학교와 충북대학교 의과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지역인재로, 현재 모교인 충북대병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도민들의 의료질 향상을 위해 선진 의료기술을 배워온 한 교수를 만나 지역인재 양성에 대한 중요성과 일본의 감염병 대응 시스템 등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충북대병원에서 주 업무는

"주로 하는 업무는 담도 내시경을 이용해 담도담석을 제거하거나 담도암과 췌장암을 진단·치료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질병으로 내원해 시술하는 환자의 수는 대전·충청권 병원을 통틀어 충북대병원이 가장 많다. 특수 장비인 초음파내시경으로 담낭·췌장 등 장기의 병을 자세히 관찰하고, 조직검사를 하는 시술도 하고 있다. 도내에서 해당 장비를 보유한 곳이 충북대병원 밖에 없다 보니 이에 대한 환자도 많다. 본원에서 담도 내시경과 췌담도계 초음파내시경 치료를 받는 환자는 연평균 1천명에 달하고 있다."

◇고베의대 부속병원의 인상은

"한국에 식도암·위암의 내시경 절제술이 보급된 것은 지난 2005년이다. 10여년이 흐른 시점, 내시경 종주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첨단기기의 활용과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교육과정 등을 공부하기 위해 연수를 결정했다. 충북대병원에서 내시경 절제술을 시행한 위암 환자가 매년 150명 이상이었다. 그동안 수술합병증도 없었고, 수술 시간도 누구보다 앞서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연수 중 마주한 현실은 달랐다. 이 분야 세계 최고라고 불리는 토요나가 교수의 수술을 봤는데, 지혈술 없이 시술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출혈 전 혈관을 미리 막아 지혈할 필요가 없도록 시술하다 보니 빠르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했다."

◇시스템적으로 다른 부분은

"충북대병원도 마찬가지지만, 의과대학은 교육이 중요하다. 고베의대 부속병원에는 내시경 수술을 하는 모니터가 다른 방에도 여러 대 설치돼 동시에 관찰할 수 있었다. 자동으로 모두 녹화되는 시스템도 있어 교육 시 활용도가 매우 높았다. 대학병원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병원 규모가 충북대병원과 비슷하지만, 소화기내과 소속 교육 전담교수가 2명이나 됐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일명 '빅5 병원'도 이 같은 교육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있다. 인구 150만 명, 800병상의 고베의대 부속병원이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치료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기타 느낀 점은 무엇인가

"1차 병원·2차 병원·3차 병원에 대한 의료전달체계 교육과 인식이 확실했다. 동네의원은 마을을 지키는 중요한 민간시설로서 지역사회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국의 강제의약분업과 달리 동네의원에서도 간단한 약을 처방할 수 있는 선택의약분업이기 때문에 마을 구석구석에는 작은 동네의원들이 유지되고 있었다. 이 동네의원은 재난상황에서 구호소 역할도 하고 있었다. 대학병원에 대한 믿음도 남달랐다. 대도시 병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가는 '원정 진료'가 없었다. 지역을 대표하는 병원에 대한 자부심과 신뢰가 있었다. 의료진도 지역민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민의 믿음이 먼저였는지, 의사들의 책임감이 먼저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양쪽의 믿음과 책임감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었다. 고향인 청주에서 같은 책임감을 실천하고 믿음을 만들어 확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한 폐렴' 공포가 심각하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감염병 재난 대응 차이점은

"일본은 지자체의 보건소와 보건공무원이 이 같은 사태의 전문가로서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돼 타 지자체로 '원정 의료'를 떠나는 일이 없어 감염에 대한 우려도 적은 편이다. 마을 곳곳에 있는 동네의원에서는 경증환자를, 대학병원은 중증질환자를 담당한다고 보면 된다. 응급실도 마음대로 방문하지 않는다. 지역사회와 보건당국이 함께 당직병원과 의사를 유지하고, 동네의원을 거쳐 필요시에만 응급실을 간다. 반면, 우리나라는 인파가 몰리는 대형병원이 질병 전파의 매개체다. 감염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일본은 매달 감염병·화재 등 대형 재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체험관 등에서 실제 훈련을 진행하기도 한다. 지방자치가 확립된 부분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예측 어려운 히말라야 기후변화가 눈사태 규모 키워"

[충북일보 신민수기자] 온 국민이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교사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트레킹 도중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최근 히말라야는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로부터 '꿈의 루트'로 불리며 각광을 받아 왔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트레킹 루트가 평소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길로 알려지면서, 사고 발생 지역과 원인 등 구체적인 경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본보는 전문 산악인이자 사고가 난 트레킹 코스를 십여 차례 다녀온 박연수(사진) 전 직지원정대장을 만나 관련 내용을 짚어봤다. ◇사고가 난 트레킹 코스는 어떤 곳인가 "사고는 히말라야 호텔(해발 2천920m)과 데우랄리 롯지(산장·해발 3천230m) 사이의 힌쿠 케이브(해발 3천170m)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 코스는 히말라야 트레킹 루트 가운데 한국이 가장 많이 찾는 길이다. 고소적응만 된다면 초등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다닐 수 있다. 눈사태 위험 지역도 아니다." ◇평소 '안전지대'로 알려진 데우랄리 지역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데우랄리 지역 기상이 악화됐고,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 현지인들도 '근래에 이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