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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간소화에 치이고 온라인에 밀리고… 청주도매시장 '썰렁'

청과동 찾는 소비자 해마다 감소
과일 등 성수품 판매량 덩달아 '뚝'
"지난해보다 30% 정도 판매 줄어"
택배·퀵 판매 늘었지만 '역부족'

  • 웹출고시간2020.01.20 21:00:10
  • 최종수정2020.01.20 21:00:10

설 명절을 닷새 앞둔 20일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 청과동이 연중 가장 큰 대목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성홍규기자] "뭐 찾으세요?" "뭐 드릴까요?"

설 연휴를 앞둔 20일 오후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 청과동 판매자들은 지나가는 소비자들을 향해 연신 말을 건넨다.

판매자들의 지친 목소리는 소비자들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판매자들에게 눈길을 돌리지 않는다.

한 소비자가 과일 진열대 앞에 멈춰서자 판매자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배는 얼마씩 하느냐"는 소비자의 질문에 판매자는 "낱개로 3천 원씩 파는 게 있고 2만5천 원짜리, 3만3천 원 짜리 세트가 있습니다. 뭐 드릴까요?"라며 반색한다.

한참을 서성이던 소비자는 고개를 돌려 자리를 뜬다.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청과동의 한 판매자는 "20년 가까이 이 곳에서 과일 판매를 했다. 해마다 소비자의 발길이 줄어드는 것 같다. 과일값은 전년보다 저렴해졌는데도 찾는 사람이 없다"며 "한 열흘 전부터 설 대목으로 생각했는데 판매가 신통치않다. 그나마 '배달'이라도 활성화 됐지만 이 마저도 판매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한 청과동 곳곳에는 택배 또는 '퀵'으로 보내질 과일 상자들이 쌓여 있다.

예년에 비해 택배·퀵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판매량은 '뚝 떨어졌다'는 게 판매자들의 설명이다.

또다른 판매자는 "차례상에 올라갈 과일이며 건어물, 채소 등등 모든 성수품 구매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다보니 청주도매시장의 유통 형태도 온라인으로 많이 옮겨가고 있다"며 "하지만 온라인으로 이동한 구매량이 예년의 전체 구매량을 충족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5년 전만해도 설 연휴가 며칠 안 남은 시점이라면 물량이 부족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할 때지만, 올해는 그런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현재까지의 판매량만 보자면 전년도 설보다 30% 정도는 감소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설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도 많이 늘고, '간소화 차례상'을 준비하는 집들도 있을 것"이라며 "차례 문화가 바뀐 것도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긴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가격으로 올해 설 차례상 차림 비용은 전통시장 23만907원, 대형 유통업체 31만8천803원이다.

1년전과 비교하면 각각 1.3%, 0.9% 하락한 금액이다.

전통 차례상 28개 품목을 18개로 줄인 '간소화 차례상'으로 따졌을 땐 전통시장 10만2천760원, 대형유통 13만5천598원이다.

각각 12만8천212원, 18만3천205원 적은 금액이다.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은 한 소비자는 "사실 이 곳까지 와서 성수품을 구매할 이유는 없다. 바람도 쐴 겸 아이들 줄 귤이나 한 박스 사러 나왔다"며 "지난해부터 차례상을 간소화했고, 아이들이 많이 먹지도 않으니 명절이라고해서 특별히 더 많은 양을 구입하거나 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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