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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상

청주시 도로시설과 주무관

대부분의 공직자가 청렴하려 노력하지만 일부 잠깐의 그릇된 판단으로 스스로를 옭아맬 수 있어 청렴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청렴을 몸소 실천하려고 노력했던 선조들 중 선초삼청(조선 초기 세 명의 청백리)이라 일컬어지는 류관, 맹사성, 황희의 청렴함을 본받으면 좋을 것 같다.

류관은 정승이 된 지 30년이었으나 사방에 논이나 별장이라고는 없었으며, 단지 나무로 가로지른 문과 울타리에 꽃나무 몇 그루가 있을 뿐이었다. 다른 사람이 담을 쌓고 대문을 만들도록 권하면 "지금 정승이 돼 갑자기 지난날의 문을 고치면 될 것인가? 베옷에 쑥대 집도 황량하지 않으며, 홀과 인끈 수레와 높은 관도 영광스럽고 빛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세종대왕은 류관이 대감 벼슬자리에 있는 동안에도 그를 위해 자주 음식과 물건을 보내어 그의 공을 치하했으나 임금이 보내는 맛있는 음식과 귀한 재물은 하루를 넘기기 힘들었다. 임금이 어찬을 내리면 마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잔치를 열었고, 아무리 귀한 임금의 하사품일지라도 어려운 사람이 있으며 언제나 무엇이나 가리지 않고 내줬다고 한다.

두 번째로 맹사성은 청백 간결한 성품으로 치산에 힘쓰지 않고 음식물은 항상 녹으로 받은 쌀로써 유지했다. 하루는 부인이 햅쌀밥으로 상을 차리니 어디서 얻은 것인지를 묻고는 부인이 "녹으로 받은 쌀은 너무 묵어서 먹지 못하겠기에 이웃집에서 빌려온 것"이라고 하자 성내며 "이미 녹미를 받았으니 마땅히 그 녹미를 먹을 것이지 왜 빌려왔는가!"하고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또 그의 집을 찾았던 병조판서는 그의 집이 매우 협소함을 보고 자신의 집에 돌아와 탄식하길 "정승의 집이 그러한데, 내 어찌 바깥 행랑채가 필요하리오."하고는 자신의 바깥 행랑채를 헐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황희는 조선시대의 이상적인 관료상으로, 어느 날 왕이 황희를 불러 새벽에 남대문이 열려서 저녁에 닫힐 때까지 이 문으로 드나드는 물건을 모두 사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날 마침 하루 종일 비가 와서 겨우 계란꾸러미 하나가 들어왔을 뿐이었다. 그마저도 모두 곯아서 하나도 먹을 수가 없었는데, 황희는 "나에게는 재물 복이 없다"하며 조금도 서운해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황희는 정승으로, 김종서는 공조판서로 회합을 한 적이 있었는데 김종서가 공조에 명령해 간략히 주과를 차려 올리게 했다. 황희는 주과의 출처가 어디냐고 물었고 공조의 서리가 "공조에서 해가 느지막해 시장하실까 염려돼 임시로 공청에서 주과를 차리도록 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황희는 화를 내며 "국가에서 의정부 곁에다 예빈시를 설치해 둔 것은 삼공을 대접하기 위해서다. 만약 시장하다면 마땅히 예빈시로 하여금 차려오게 할 것이다."라고 말하고는 입계해 김종서의 죄를 청하려고 했다. 다른 여러 제상들이 말해 겨우 그만뒀는데 정승 김극성은 일찍이 경연에서 이 일을 아뢰고 나서 "대신은 마땅히 이와 같아야 조정을 진압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당시 청백리는 관직 수행 능력과 청렴, 근검, 도덕, 경효, 인의 등의 덕목을 겸비했고 그로 인해 후세에 이르기까지 칭송을 받고 있는데 시간이 지난 현재 다소 고집스럽고 어렵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가 있어야 더 나은 미래가 있듯이 당시 청백리의 청렴을 현재에 맞게 계승발전시키려 계속 노력한다면 반드시 청렴한 공직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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