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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재

청주시 낭성면 행정복지센터 팀장

독서 앱에서 '넛지'라는 책 제목을 보게 됐다. 넛지(Nudge)· 사전적 의미로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 정도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한 30분 정도 집약적으로 정리된 내용을 리딩북으로 들었다.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너무나도 내용이 어려웠다. 책 속의 단어 또한 평소에 들어보지 못했던 의미를 가진 것이 대다수였고 특히 도입 부분이 무려 20페이지나 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도입에서의 적지 않은 양의 주요 설명은 책 전반에 걸친 어려운 내용들을 감싸기에 역량이 충분했다. 궁금해졌다. 그 동안은 머리를 식힐 겸 다소 가벼운 주제를 내용으로 하는 책을 주로 읽었지만 이번만큼은 무언가 심도 있고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내용을 전수받기 위해 이 책을 읽기로 결정했다.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란 의미인 넛지(Nudge)는 금지와 명령이 아닌 팔꿈치로 옆구리를 툭 치는 듯한 부드러운 권유로 타인의 바른 선택을 돕는 일종의 자유주의적 개입 혹은 간섭이다. 즉 넛지는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지만 유연하고 비강제적으로 접근해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경제적 인센티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넛지는 편견 때문에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들을 부드럽게 넛지함으로써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주요 결론을 이야기한다. 가령 내일 투표할 거냐고 묻는 것만으로도 실제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일상적 이야기, 지정하지 않았을 때 자동으로 선택되는 디폴트 옵션의 설계 등 다양한 방법론이 제시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점이 있는데 이러한 타인의 선택을 적극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넛지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지난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가 정책에 활용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적재적소에 녹아들고 있다.

책을 보면서 가장 쉽게 넛지라는 내용의 의미 전달이 됐던 부분이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스키폴 공항의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 파리 그림이 있는데 이는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을 80%나 감소시키는 경이로운 효과를 가져왔다는 내용에서다. 어떠한 경고 문구나 인센티브 등이 없이도 인간 행동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바탕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는 것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중요하지 않은 요소란 없다. 작고 하찮은 의미라도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힘을 가진 넛지 개념 도입은 그 누구도 피해를 입지는 않지만 결과는 가히 획기적이라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결정을 내리는 배경이 되는 정황이나 맥락을 만드는 사람인 선택 설계자들의 세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투표용지 디자이너, 의사, 보험설계사, 세일즈맨, 자녀에게 선택 가능한 교육 방식을 설명해주는 부모도 선택 설계자다. 반복하지만 이것이 바로 선택 설계자가 사용하는 부드러운 힘 '넛지'이다. 넛지는 명령이나 지시가 아니다. 작은 변화로 사람들의 행동을 능동적으로 변모시키며 발전시킨다. 사회 속에서 대부분이 이와 상통하지만 각자의 가정에서도 자녀들에게 널리 활용이 가능한 점이 충분히 있기에 넛지는 흙 속의 진주와 같다. 가정이라는 작은 집단 속에서의 넛지 활용을 시작으로 더 나아가 대집단인 사회로의 접근을 통한 올바른 방향으로의 변화는 마치 연리지처럼 서로 연결이 돼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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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