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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 기대마저 접었다"… 무너진 전통시장

충북 도민 소비심리 위축
非필수지출 항목 '졸라매기'
지난해 내내 예상 이하 실적
"소비자, 아예 구매조차 안해"

  • 웹출고시간2020.01.06 20:48:54
  • 최종수정2020.01.06 20:48:54

충북도민들의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전통시장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6일 장이 선 증평 장뜰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성홍규기자] "안 팔릴 걸 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오고 있다."

6일 낮 소한(小寒) 겨울비가 내린 증평 장뜰시장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하모(61)씨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시장 거리를 오가는 사람은 많지만 흥정을 거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씨는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은 가장 큰 원인으로 경기 침체를 꼽는다. 대형매장과 온라인 쇼핑채널의 득세에 따른 영향보다 전반적인 불황의 여파가 더 크다는 것이다.

하씨는 "증평은 대형매장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없다"며 "농협 하나로마트와 생필품 마트 두어 곳이 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전통시장과 공존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예나 지금이나 시장을 찾는 사람 대부분은 중장년, 노인층"이라며 "이들이 인터넷으로 옷을 사입겠나, 생선을 사먹겠나. 소비자들의 구매처가 변한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아예 구매조차 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오전에 내복 한 장 판 게 전부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조차 상인을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이 게 전통시장의 현실"이라며 "어제(5일) 진천 장도 그랬고, 내일(7일) 음성 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설 대목'에 대한 기대마저도 접었다"고 덧붙였다.

충북 도내 전통시장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상인들은 '혹시나'하는 마음에 하루하루 장사를 하지만 매출은 항상 '역시나'다. 매출을 올리는 게 쉽지 않다. 도내 상설시장과 5일장 상인 모두 같은 형편이다.

전통시장 몰락의 원인으로 주로 지목되는 것은 대형매장과 온라인으로 옮겨 간 소비패턴이다.

시장 상인들은 이보다도 지갑을 열기 꺼리는 '닫힌 소비심리'를 원인으로 꼽는다. 도민들의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통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은행 충북본부의 충북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2월) '소비지출전망' 지표 중 내구재, 의류비, 외식비 등은 대부분 100미만에 머문다.

의료·보건, 교육, 주거비 등 필수적인 것을 제외한 것부터 소비를 줄이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얘기다.

3개 지표 중 6개월 간 100을 초과한 것은 '10월 의류비'가 101로 유일하다.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 만큼이나 시장 상인들의 지갑도 얇아졌다. 매달 실적은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통계청의 '전통시장 지역별 실적 및 전망'을 보면 충북은 지난 2019년, 1년 내내 단 한 차례도 예상을 초과한 실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도내 전통시장 실적 전망BSI는 81.9다. 체감(실적)은 65.2에 그쳤다. 실적이 전망치보다 16.7p 낮다.

BSI는 경기실사지수로 100 초과면 호전, 100 미만이면 악화를 나타낸다.

지난해 4월과 8월 체감은 각각 42.0으로 연중 가장 낮다. 특히 4월 전망은 100.0으로 실적이 전망치보다 58.0p 낮다.

시장 상인들은 '호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연중 최저치의 체감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4월은 기대와 체감 간의 최대 간극을 기록하며 상인들에게 가장 큰 좌절감을 안긴 달이 됐다.

또 9월은 '추석 대목'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중 최고치인 전망BSI 108.0을 나타냈다. 하지만 체감은 85.5로 전망보다 22.5p 낮았다.

한편, 올해 경자년(庚子年) 설이 있는 1월 중 전통시장 실적 전망은 96.4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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