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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1.05 14:48:28
  • 최종수정2020.01.05 14:48:28

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새롭게 시작할 땐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된다. 작심삼일이 되고 말지만 넘치는 의욕을 가지고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아내와 함께 하얀 눈이 쌓인 서해 전곡항에서 2020년을 시작하였다. 쌓여 있는 눈 위에 새로운 발자국 남기듯, 시간 시간 행복한 발자국 남기면서 살아갈 수 있게 해 달라고, 두 손 모아 소원을 남겼다.

구정 지나면 정월 대보름 보름달을 보게 된다. 우리는 보름달이 뜨면 새마음, 새 뜻으로 잘 살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

누가 저기다 밥을 쏟아놓았을까 모락모락 밥집 위로 뜨는 희망처럼/늦은 저녁 밥상에 한 그릇씩 달을 띄우고 둘러앉을 때/달을 깨뜨리고 달 속에서 떠오르는 고소하고 노오란 달//달은 바라만 보아도 부풀어오르는 추억의 반죽덩어리/우리가 이 지상까지 흘러오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빛을 잃은 것이냐//먹고 버린 달 껍질이 조각조각 모여 달의 원형으로 회복되기까지/어기여차, 밤을 굴러가는 달빛처럼 빛나는 단단한 근육덩어리/달은 꽁꽁 뭉친 주먹밥이다 밥집 위에 뜬 희망처럼,/꺼지지 않는

-송찬호, 「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전문

소원을 비는 것은 "부풀어오르는 추억의 반죽덩어리"인 "고소하고 노오란 달"이 역동적(力動的 dynamic)인 새마음, 새 뜻인 가능태로 변하기 때문이다.

가능태가 되기 위해 "많은 빛을 잃"어 가면서, 수많은 고통과 좌절, 번민과 갈등을 이겨내면서 뚜벅뚜벅 걸어 왔다. "많은 빛을 잃"었다는 것은 그만큼 몸이 가벼워졌다는 뜻일 것이다.

새해엔 가벼워진 마음으로 서두르지 않고, 순수한 맑은 마음으로, <생명 사랑, 인간 사랑>을 진정성 있는 가슴으로 길어 올려,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달빛과 같은 평정 상태를 유지해 가리라 다짐해본다.

또한 매와 같은 눈으로 정확한 목표를 바라보면서, 이상이 외쳤던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를 꿈꾸며, 배려와 포용, 여유로움으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새해 새 하늘 붉은 태양을 보았다.

이러한 상태를 유지해 가려면, 먼저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개체들을 반죽하고 가공하여 "달의 원형으로 회복" 시키고 태양처럼 붉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이 새해 일출을 보면서 깨지고 부서진 것들을 모아 "원형으로 회복" 시키기 위해 산에 오르고 바닷가로 향했다. 아쉽게도 바다에서 떠오르는 붉고 커다란 해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찬란한 새해, 새로운 태양을 떠올리며, 희망에 대한 빛을 마음에 들였다.

정월 대보름 떠오르는 둥근 보름달은 "고소하고 노오란 달"로 우리에게 얼굴을 보일 것이다. 둥근 달은 "단단한 근육덩어리" "꽁꽁 뭉친 주먹밥"이며, "밥집 위에 뜬 희망처럼,/꺼지지 않는" 빛으로 남아 희망찬 꿈을 꾸게 할 것이다.

가볍게 변한 희망찬 꿈은 회복된 원형에게 무게를 가지게 하여 "꽁꽁 뭉친 주먹밥"처럼 중심을 만들어도 갈 것이다.

2020년은 순수한 꿈으로, 무게 있는 중심 만들어, 인심 많은 보름달처럼 넉넉하게 채우고, 둥그런 말과 보름달 같은 흐뭇한 웃음 많은 표정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바람보다 늦게 울어도/바람보다 먼저 웃는다/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수영, 「풀」 부분

새해 아침 행복하게 잘 살자고 아내 두 손을 꼭 잡으며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지만 서로 먼저 일어나고 먼저 웃기로 했다.

행복하게 살겠다는 가슴설렌 목표가 생겼기 때문에 두렵지만 앞으로 뚜벅뚜벅 잘 걸어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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