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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대정건설(주) 대표이사

이제 2019년 한 해도 26일 밖에 남지 않았다.

가족들과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한다. 직원들에게도 회의를 하며 당부를 한다.

"설령 시작이 미흡했더라도 끝이 좋으면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다. 차근차근 짚으며 매듭을 지어가자. 집중을 하며 일의 전후와 경중을 살펴가며 한 해를 마무리하자구."

"그리고 2020년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며 목표를 세우자. 장기 계획도 좋겠지만 우선은 1년, 3년, 5년 단위 계획을 세우며 목표 달성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자."

"연말에 가서 뿌듯한 마음으로 올 한 해와 작별을 하자. 희망에 부푼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맺음을 잘하자구."

그렇다. 하마 2019 기해년 한 해와 이별을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별(離別)'과 '작별(作別)'과 '석별(惜別)'과 '고별(告別)'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사전적 의미를 검색해 본다.

이별이란, 서로 갈려서 떨어지는 것을 말한단다.

작별이란, 서로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 것이나 그러한 인사를 말한단다.

석별이란, 이별을 애틋하게 여기는 마음을 일컫는단다.

고별이란, 말 그대로 이별을 알리는 행위이겠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의 폭과 깊이는 참으로 넓고도 심오하다. 두 개 이상의 뜻으로 해석되는 중의적(重義的)표현이 있다. 속에 있거나 숨겨져 있는 함의적(含意的) 표현들도 다양하다. 대개 한자어를 근간으로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사람이나 사물과 헤어짐을 표현하는 현상이나 행위에 대한 표현이 이리 다채로운 것이다.

올 한 해는 유난히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이 잦았다. 지난 2월, 15년여 만에 이사를 했다. 신축 아파트에 청약을 한 이후 3년여 만에 입주를 한 것이다.

둘째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한다. 첫째와 셋째도, 2~3년 후면 결혼과 직장 관계로 집을 떠날 것이다. 이를 예상하고 아파트 평수를 줄여서 이사를 한 것이다. 일부 불편함을 느끼고는 있지만 장래의 모습을 그려보면 잘 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사 전·후 각각 한 달여 미열의 몸살을 앓았다. 든든한 안식처이자 보금자리로 '내 마음 속의 동굴'이었던 곳을 떠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무수한 것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하나하나에게 고별을 알리며 내키지 않는 손을 놓았던 것이다.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은, 흐릿한 시야와 코끝 찡한 아릿함이다. 돌아보면 안개 자욱한 여명(黎明)의 아침처럼 아스라하다.

지난 11월, 사무실의 승용차와도 헤어짐의 인사를 나눴다. 대학 졸업 후 사무실에 출근하는 첫째가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차이다. 면허 취득 후 첫번째 차인 고로 중고차를 구입했었다. 첫째는 근무하는 4년여, 회사의 안정과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 해서 구입 전에 이미 주행거리가 상당했던 차를 매매하고 신차를 구입했다. 비용과 관리비 등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서 렌터카를 선택했다. 겸사겸사 성과의 보상 겸 사기 진작 차원에서 결정을 한 것이었다. 역시 이전의 차와도 작별을 했다. "무탈하게, 안전하게 함게 해주어서 고맙다. 새로운 인연과 길한 인연을 맺으며 서로를 지켜주기를 바란다."라고 인사를 하며 손 흔들어 배웅을 했다.

지난 주엔, 아내가 타던 차와도 고별을 했다.

집과 마찬가지로, 15년여 가족의 역사를 안고 있는 차와도 헤어졌다. 긴 세월 가족의 일원으로 동고동락했던 차였다. 가족들의 안전을 책임지며 묵묵히 제 소임을 다했던 패밀리카였기에 서운함이 깊었다. 아내는 줄곧 불쾌해했다. 자기 차가 객관적인 정확한 데이터나 분석없이, 미세 먼지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에 아내는 많이 불편해했다. 아내는, 자의가 아닌 '5등급 경유차'라는 오명으로 운행 제한과 과태료 부과 운운의 보도가 나올 때마다 서운함과 불신의 눈초리를 보이곤 했다. 아내와 나는, 쓸쓸히 밀려나가는 꼴의 패밀리카에게 애틋한 마음으로 안녕을 고했다.

돌이켜, 떠나간 그들을 떠올린다. 모두가 참 고마운 인연이었다. 선한 인연, 좋은 인연, 바른 인연, 따뜻한 인연이었던 그들을 추억한다.

역시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은 짠한 마음의 여운으로 남는다. 늘 낯설고 허허롭기 짝이 없다.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만나면 헤어지게 되어 있고 떠나가면 돌아오게 되어 있는 것이 인연의 법칙이다. 떠난 것들은, 또 다른 물상(物像)의 모습으로 또 다른 인연의 겁(劫)으로 오고가고 가고 올 것이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갈무리할 것 인가에 대해서는 제각기의 차이가 있겠다. 회한(悔恨)에 젖어 집착하느냐,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는 기제(機制)로 삼느냐의 다름이 있을 수 있겠다.

"이별(離別)이란, 또 다른 만남·새로운 시작의 예고(豫告)이자 명시(明示)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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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