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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승

청주시 수곡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바쁘신데 친절하게 도와줘 고마워. 이것 좀 드셔봐."

"어르신, 김영란법 때문에 이런 거 받으면 안 돼요. 마음만 받을게요, 감사합니다."

2년 전 민원 업무를 보던 중 민원인이 감사의 표시로 음료수와 빵을 들고 찾아왔을 때 선배 공무원이 거절을 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얘기를 나눠보니 김영란법이 없었어도 민원인들이 주는 음료나 먹거리를 거절을 했을 테지만 '김영란법'으로 알려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생긴 이후에는 어려움 없이 김영란법을 핑계로 거절하는 게 어렵지 않게 됐다고 한다. 면접 준비를 할 때 공직자의 청렴에 대해서 생각만 했었지 피부에 와닿기 시작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불현듯 1년 전 신규 교육받던 때가 떠오른다. 감사관 팀장님께서 공무원 청렴의식과 관련한 강의를 2시간에 걸쳐 하셨다. 공직 선배의 조언은 "공과 사를 구분하며 금전과 부정의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였다. 지금은 정말 깨끗하고 청렴한 공무원이 되겠다고 다짐하지만 공직생활을 하다 보면 끊임없이 금전과 부정의 유혹이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당시에는 선배의 진심 어린 조언을 새겨들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민원인이 준 음료나 먹거리를 단 한 번도 먹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것이지만 초심을 잃었다는 부분에서 반성하고 있다.

청주시는 이런 초심을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2019년 청렴도 향상 계획을 수립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청렴 동호회 운영, 인사 부정 청탁 제로 존 시행 등 여러 과제를 실천하기로 하고 청렴 이색 캠페인, 부패 방지 교육 등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이런 일환으로 디딤돌 교육에서 청렴교육을 들었었는데 실제 사례를 보면서 저 사람들도 임용 받았을 때는 청렴하겠다는 생각을 했겠지만 초심을 잃어 저렇게 안 좋은 결과를 낳았구나 생각돼 마음가짐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공직생활을 한지 2년 7개월, 보조금 업무를 하면서 실제로 청탁이 들어온 적은 없지만 금전과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내 스스로 청렴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하루하루 내가 생각하고 행동한 것들 중에서 청렴했던 점과 아닌 것을 분별해 반성과 발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또한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눈 감아 왔던 것들에 대해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판단과 행동을 해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것이다.

그렇게 초심을 유지한 10년, 20년 후의 나는 끊임없는 유혹들을 이겨내며 누구에게나 떳떳할 수 있도록 행동하고 사사로움이 없는 공명정대한 공직자로 당당하게 근무하고 있을 거라 다짐한다. 그때 이 글을 보며 뿌듯해할 나 자신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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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