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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1.12 16:35:06
  • 최종수정2019.11.12 19:42:23

임찬순

전 충북문인협회 회장

「비록 왕의 반대편에 설지라도 절대로 진리를 배반해서는 안 된다.」는 베토벤(1770-1827)의 이 결기 있는 말은 우리를 감동 시킨다. 왕조시대 왕의 반대 편에 선다는 것은 곧 바로 죽음을 뜻한다. 진실 내지 진리를 위해서는 목숨을 내놓고 끝까지 주장하고 싸운다는 결의는 어느 시대 누구에게나 대단한 배포였다. 그리하여 베토벤은 그런 예술가로 특이한 존재감을 나타냈고 본격적인 예술적 업적에 관해서는 그를 악성樂聖이라는 존칭을 받칠 정도였다.

「베토벤의 생애」를 쓴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로망로랑은 그를 「영웅」이라 명명했던 것은 그의 올곧고 꿋꿋하고 씩씩한 삶의 내용 때문이었다. 그의 말과 행동 즉 언행일치한 삶과 인격을 칭송한 말이었다. 그 예를 들겠다. 첫째 괴테와 어느 날 함께 길을 걸으며 예술에 관한 대화를 엮고 있는데 반대쪽에서 한 귀족이 거들먹거리며 나타나서 서로 마주쳤다. 순간 베토벤은 비켜주지 않은 채 꼿꼿한 자세로 당당하게 계속 앞만 보고 지나쳤으나 괴테는 길 아래로 내려가 허리를 굽히고 귀족에 대한 깍듯한 예를 표했다. 베토벤은 괴테에게 그 무슨 비굴한 짓이냐고 나무랬다고 했다. 그 후 그들은 다시는 만나지 않았다. 둘째 나폴레옹이 프랑스 혁명을 이끈 것에 존경심을 품고 심포니 가운데 영웅이라는 작곡을 하고나자, 1804년 그가 혁명정신을 져버리고 옛 봉건시대로 환원하는 황제의 자리에 오르자 실망하고 분노하여 그 곡을 마구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누군가 그것을 심포니 3번째에 끼어 넣었다 한다. 나는 독일 여행 중 본에 가서 그의 생가를 관람하고 싸인을 한 적이 있다. 「내 젊은 날 당신의 전기를 읽고 심취하고 심포니 특히 9번을 듣고 얼마나 가슴 뛰는 깊은 감동을 마음 가득 안고 당신을 존경했는지 모릅니다. 오늘 당신을 직접 만나는 것처럼 새삼 가슴이 벅찹니다.」

내 젊은 날은 예수, 베토벤, 반 고흐에 관한 책을 밤새워 읽곤 했다. 많은 예수의 전기와 신약성서, 베토벤의 음악, 반 고흐의 그림에 심취했었다. 그들의 공통된 점은 하늘로부터 천제 적 재능을 받은데가 혼신을 다 바쳐 노력하여 인류에게 종교, 음악, 미술을 위한 지대하고 찬란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적을 남기는 과정에서 결혼조차 하지 못하고 예수는 33세 반 고흐는 37세 죽음을 맞았고 베토벤은 가장 많이 53세까지 살았으나 귀를 열 두번이나 수술을 했는데도 끝내 자신이 만든 음악도 듣지 못했다. 예수는 아무 죄도 없는데도 악인들과 로마군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혀 특별하고 위대한 최후를 마쳤고 반 고흐는 간질병이 악화되어 권총으로 자살했다.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을 맞을 때까지 인구에 회자되는 많은 명언을 남겼다. 십자가에 매단 예수가 죽으면, 로마 병정들은 그 옷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두고 내기를 하는 것을 보고 「아버지시여 저들을 용서 하소서 저들은 지금 무엇을 하는지 조차 알지 못하나이다.」하고 말한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반 고흐는 죽음에 임하여 파리에 사는 동생이 달려와 울음을 터트리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그림을 보여 달라고 부탁했다. 동생이 가급적 하나하나 차례로 눈앞에 대주자 「아. 이것으로 족하다 나의 그림이여 그러나 내 인생의 절반은 무너졌구나」하고 말했다. 그들의 죽음은 희곡에 말하는 「순수한 비극」이었다. 그 죽음들은 그들의 삶과 인생 종교와 미술을 완성 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나는 독일 본에서 베토벤의 생가를 찾아가 보고 그가 최후를 보낸 오스트리아의 빈에 가서 그 무덤 앞에서 머리 숙였다. 당시 그가 죽을 때 오스트리아 인구는 4만명이었는데 모두 슬픔에 북받쳐 온 도시가 울음이 터졌다 한다. 그런 가운데 그곳 인구 절반인 2만명이 그의 장례식 날 참석 했다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의 무덤에는 꽃다발이 놓여 있다 한다. 나는 그의 무덤 앞에서 혼자 「비록 왕의 반대편에 설지라도 진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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