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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서

전 옥천군친환경농축산과장

2019년도 옥천군 농업인의 날 행사 안내 현수막이 가끔 눈에 들어온다. 즐거워야 할 농업인의 날을 맞이 해 농민들의 마음은 오히려 무겁기만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말 대선후보 당시 농정공약을 발표하면서 "농업을 직접 챙기는 대통령이 되겠다"라는 말을 한 바 있다. 대통령의 농업·농촌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번 정부 들어 농정공백이 유독 심했다. 이 정부 첫 농정수장이었던 김영록 전 장관은 새 정부 출범 34일 만인 2017년 6월 13일에서야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리고 취임한 지 채 1년도 안 된 2018년 6.13지방선거 전남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장관직을 내려놓았다. 이후에는 5개월간이나 농정수장 공백 상태가 이어졌다.

후임으로 지난해 8월 13일 취임한 이개호 전 장관도 내년도 총선 출마를 위해 1년 만에 장관직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얼마 전 제65대 김현수 장관이 취임하게 된다.

잦은 농정수장이 교체됨으로써 농정공백이 심히 우려된다. 어느 부서건 수장인 장관이 바뀔 때 업무 공백의 염려가 높아진다. 농식품부는 너무 심하다. 평균 임기가 1년 1개월에 불과하다. 현 정부의 농업에 대한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가을 잦은 태풍과 장마로 농민들의 주름이 더욱더 깊어가고 있다. 태풍으로 쓰러진 벼가 예상보다 많고 수확량도 전년 대비 상당량 떨어져 식량 자급에도 빨간불이 켜질까 염려하고 있다. 주요농작물인 고추, 인삼, 사과, 포도 등 농산물가격이 날개도 없이 추락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정부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스스로 포기했다. 정부에서는 당장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하나, WTO 차기 협상이 타결되면 농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선 관세와 농업보조금을 대폭 줄여야 한다. 현재는 높은 관세로 자국농산물 시장을 보호하거나 보조금을 통하여 농산물 가격을 지지해 왔으나 앞으로는 불가능해진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작목은 쌀이다. FTA 체결 속에서도 쌀은 예외를 인정받아 현재 513%라는 높은 관세율을 유지하고 있다. 개도국 포기 시 390%, 최악의 경우 15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쌀 산업 기반자체가 흔들리게 될까 걱정하고 있다.

고추, 마늘 양파, 인삼도 비슷한 실정이다. 인삼의 경우는 현재 관세율이 754%에서 적게는 570%, 많게는 220%까지 낮아질 전망으로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흙 토자(土)가 2번 겹치는 오는 11월 11일이 농업인의 날이다. 한 해 동안 고생한 농민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국민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날이다.

정부가 1996년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올해로 벌써 23회째를 맞지만, 농민들이 그에 상응한 대접을 받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아직 이 정부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농업 홀대'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대선후보 시절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라는 약속은 말 그대로 빌 공자(空) 공약이 될 공산이 크다. 정치적 이유로 잦은 농정수장의 공백도 그렇고, 스스로 WTO 개발도상국 포기를 한 것만 보아도 그렇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유용한 권리를 가졌어도 스스로가 주장하지 않으면 아무도 그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올해도 풍성한 수확을 자축하는 농업인의 날이 되지 못하고 그 어느 때보다 미세먼지 같은 날이 될 것 같다.

이런 때일수록 농민이 한목소리를 내어 자기 권리를 주장함은 물론 스스로에 대한 냉철한 자성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국민에게 사랑받고 희망이 넘치는 농업. 농촌, 농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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