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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서

괴산군 농업경제건설국장

오는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괴산군에서는 '괴산 가서 김장하자'를 주제로 1회 괴산김장축제가 열린다.

'김장' 소리를 들으니 문득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어릴 적 마당 한 곁에 김장독과 무 구덩이, 골방 윗목에 고구마 통가리가 들어앉아야 비로소 겨울 준비가 마무리됐던 것으로 필자는 기억한다.

김장독에 담긴 김치는 그대로 꺼내 먹기도 하고, 볶아도 먹고, 수제비나 콩나물과 함께 넣어 국으로도 끓여 먹었다.

겨우내 밥상을 지켜주는 중요한 식량이었던 만큼 집집마다 8월 중순부터 김치로 담글 배추, 무, 갓, 파 등을 심었다.

또한 고추, 마늘, 젓갈 등 양념도 시기마다 미리 준비해 뒀다가 11월이 되면 정성껏 가꾸고 준비한 재료들로 김장을 했다.

가족들이 모이고 이웃도 손을 보탠다.

갓 버무린 김치와 수육으로 만든 새참을 먹으며 고단함을 잠시 잊었고 덤으로 몇 포기 더 버무려 미처 김장을 하지 못한 이웃과도 나눈다.

시작은 생존을 위한 노동이었지만 가족이 함께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풍속으로 면면히 이어지는 동안 공동체와 나눔의 문화로 승화되면서 결국 2013년에는 '김장,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G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에 이르렀다.

괴산은 대한민국의 정중앙에 위치한 준산간지로 오염원이 없는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한강, 금강 최상류의 맑은 물이 흐르는 청정지역이다.

특히, 괴산은 2015년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의 성공 개최를 계기로 일찌감치 유기농업 1번지로 자리매김했고, 김장재료인 배추, 청결고추는 물론 대학찰옥수수, 인삼, 과수 등 수많은 명품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1996년부터는 전국 최초로 절임배추를 생산하기 시작해 주부들의 일손을 덜어주고, 도시의 김장 쓰레기 문제를 말끔히 해소해 주면서 그야말로 절임배추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정성껏 키운 배추를 전남 신안군 천일염으로 절이고 지하 천연암반수로 깨끗이 씻어 만든 무결점 절임배추는 벌써 24년 간 전국으로 공급되고 있다.

2010년 배추 흉작으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을 때도 시중 가격의 5분의 1에 불과한 예년 가격으로 공급했고, 올해도 잦은 강우로 김장배추가 부족하리라는 것을 예상하면서도 지난해와 같은 가격으로 판매된다.

필자는 괴산의 청정 자연환경에 괴산 농업인의 성실성과 우직함이 더해져 오늘날 괴산시골절임배추의 명성을 얻게 됐다고 본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괴산김장축제는 지역 상생의 의미가 크다.

괴산의 절임배추와 청결고추, 신안의 천일염, 단양의 마늘, 논산의 강경젓갈 등 대한민국 명품 김장재료가 괴산에 모여 전 국민을 기다리고 있다.

겨울철 먹거리 준비를 위한 노동이 공동체와 나눔의 문화로 승화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 6년.

오랜 전통을 머금고 있는 의미 그대로 가족과 이웃이 화합하고, 지역이 상생하는 아름다운 김장 문화가 괴산에서 활짝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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