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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SNS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놀이이다. 스마트폰은 터치와 스킨십이라는 놀이로 소통하며, 이 놀이는 좋음에 대한 표현이다.

좋은 것을 찾고 좋은 일들에 자신을 투사하는 삶은 어긋나지 않는 바른 삶이다. 좋음은 사람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좋음은 자신이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긍정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산행에 대한 좋음은 건강이고, 문학에 대한 좋음은 마음 양식이며, 정치에 대한 좋음은 국민 모두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것이며, 집을 짓는 좋음은 혼이 들어있는 아름다운 집이다.

분야마다 자유롭게 긍정성과 능동성을 가지고 선택하여 행동하는 것은 실천하는 아름다움이며 이는 좋음이다.

내 몸의 사방에 플러그가/ 빠져나와 있다/ 탯줄 같은 그 플러그들을 매단 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비린 공기가/ 플러그 끝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곳곳에서 사람들이/ 몸 밖에 플러그를 덜렁거리며 걸어간다/ 세계와의 불화가 에너지인 사람들/ 사이로 공기를 덧입은 돌들이/ 둥둥 떠다닌다

- 이원,『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거리에서」 전문

최선을 다한 선택과 실천으로 우리는 완전하고 순수한 본질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가끔 SNS 공간에서 "내 몸의 사방에 플러그가/ 빠져나와 있"듯 완전하고 가장 순수한 본질을 찾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음을 목격하고 있다.

가장 순수한 본질은 그 자체로 존재하고 찾아지는, 완전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탯줄 같은 그 플러그들을 매단 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순수한 본질은 언제나 그 자체로 선택되어, 접속이 아니라 접촉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허공에 플러그를 꼽기 위해 "곳곳에서 사람들이/ 몸 밖에 플러그를 덜렁거리며" 거리를 "걸어" 다니고 있다.

많은 본질 중 행복에 대한 본질이 중요하지만 "사방에 플러그가/ 빠져나와" "몸 밖에 플러그를 덜렁거리며" 거리로 나온 사람들이 악플을 달면서 "세계와의 불화"를 만들고 있다.

행복만이 가장 완전한 본질에 도달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이 행복에 도달하지 못하면, 또는 느끼지 못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가수 겸 배우인 설리는 평소 악플 등으로 힘들어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우리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 태어났기 때문에 행복 그 자체를 선택해야 한다. 행복 그 자체를 선택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된다.

피어나면 반드시 지게 되어있는 꽃처럼 우리 생명은 유일본이고 일회성이기 때문이다. 기억된 자에게 꽃은 향기로 남듯 우리는 지상의 척도인 육체성, 본능, 물질성, 이러한 조건으로부터 구속되는 삶을 살아가면 안 된다. 더더구나 다른 무엇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면 더욱 안 된다.

이성의 명령에 따라 영혼은 활동한다. 따라서 "사이로 공기를 덧입은 돌들이/ 둥둥 떠다닌다"해도 우리는 스스로 가치세계를 탐구하고 추구해야 한다. 영혼의 훌륭한 가치에 따르는 삶은 행복이고, 그 반대 삶은 불행을 불러온다. 좋은 일이 없지만 행복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SNS 공간에서는 오늘도 수많은 정보와 말들이 오고 간다. 즉, 터치와 스킨십으로 좋음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소통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기계와 소통하는 것보다 소외된 이웃과 소통할 때 우리가 이룰 수 있는 것들 중 훌륭함에 따르며 살아가는 행복을 실천하는 일일 것이다.

행복한 사람들이 행복한 시간을 누리며 가장 오래도록 삶을 이어가듯, 좋음과 훌륭함에 따르는 것은 오래 지속되어야 한다. 지상의 먹이 때문에 머무는 삶이 아니라, 하늘로 향한 수직상상력을 키워 육체성, 본능, 구속으로부터 벗어날 때 향기 있는,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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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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