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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0.07 16:29:36
  • 최종수정2019.10.10 14:26:30

신한서

전 옥천군친환경농축산과장

'2019년산 건고추 수매 수요조사'라는 안내 문자가 농협에서 들어온다. 10월 7일까지 신청하고 수매가격은 600g 한 근에 1등 7천 원, 2등 6천300 원이다. 지난해에 비하면 가격이 반으로 떨어졌다. 올 8월만 해도 1만 원 정도는 했는데 9월 들어 가격이 급락했다.

금산 인삼 축제가 9.27~10.6까지 개최되고 있다. 이례적으로 축제 기간 중에도 인삼 가격이 오히려 내려가고 있다. 20~30년 전에 비해 자재비, 인건비는 천정부지로 올랐는데, 인삼가격은 오히려 내려갔다. 그나마 농촌에서 목돈을 만질 수 있는 유일한 작목 이었는데 걱정이다.

어제는 아내와 함께 시내 마트에 들렀다. 매장 입구에 탐스러운 사과를 세일하고 있었다. 크기도 크고 먹음직스럽다.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8개에 4천800 원, 개당 600원이다. 사과도 전년 대비 3분 1가격이다. 대전 농산물도매시장에서 10㎏ 한 상자에 1만 원 정도 가는 것도 보기 힘들다. 전북 장수군에서는 사과 값 폭락에 항의하며 농민들이 군청 주차장에 사과 상자를 쌓아놓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너무 많이 심어져 있어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복숭아도 마찬가지다. 포도 폐원 후 재배 면적이 급속히 늘었다. 당연히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옥천읍에서 30년 이상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직거래를 해야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올해는 전년에 비하여 3분의 2 정도만 소득을 올려도 아주 다행이라며 복숭아 축제가 그나마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청산에서 4배체 포도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작년 대비 가격이 반으로 폭락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나마 신품종 샤인머스캣 재배 농가는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다. 그러나 이것도 전국적으로 너무 많이 심어져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요즘 농촌을 지나다 보면 수확을 포기하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아로니아 농장을 종종 보게 된다. 수확하는 인건비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3년 전 까지만 해도 가장 주목받는 작목 중의 하나였다. 귀농.귀촌인과 은퇴자들이 모두 아로니아를 심었다. 왕의 열매라고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축제도 하고, 재배를 권장하기도 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의 몫으로 남았다. 옥천에는 현재 7 농가에 1만 5천 마리의 돼지를 기르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경기도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초긴장 상태다. 예방 백신도 없고 치료약도 없다. 그냥 하늘만 처다 봐야 하는 답답한 실정이다.

벼농사도 늦가을 잦은 태풍과 장마로 전국적으로 쓰러진 벼가 예상보다 많다. 올해 벼 수확량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다. 국내 소비량도 못 미칠 것 같다는 전문가의 분석이다. 수확의 계절에 농민들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우 사육농가들은 아직까지 그런대로 괜찮다. 신규 사육 농가들이 증가하면서 송아지 값이 좋다. 암송아지는 300만 원대, 수송아지는 4백 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우 사육도 이미 적정 사육두수를 초과한 상태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우리 옥천은 지난 5월 말 개장한 로컬푸드 직매장이 일부 농가들에게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 다행이다.

고추, 인삼, 사과, 복숭아, 포도, 양파, 마늘 둥 모든 농산물 가격이 날개도 없이 추락하고 있다. 생명산업 농업이 쓰러지면 나라의 존재 자체가 불투명하다. 한번 무너지면 재생이 불가능한 것이 또한 농업이다.

이처럼 농민들이 깊은 수렁에 빠져있는데도 누구 하나 눈길 주는 사람이 없다. 모든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은 오직 조국 사태에 빠져있다. 하루속히 비정상적인 사태를 수습하고 농산물 가격폭락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농민들의 아픈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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