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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도시계획 수립이나 건축물 설계 단계에서부터 범죄예방을 고려한 설계를 함으로써 범죄기회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기법을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이라고 한다. 1960년대에 미국 정부에서는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소에 대하여 범죄발생원인을 분석하여, 그 지역의 물리적 환경과 범죄발생 간에 상호관계가 있음을 밝혀냈고, 이를 토대로 학자들은 건축물의 디자인을 통하여 범죄를 예방할 수 방법을 제안하였는데. 지역이나 시설의 물리적 설계를 통하여 범죄발생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지역의 물리적 특성이 지역주민과 잠재적인 범죄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개념으로, 지역 주민에게는 범죄를 예방하는 태도를 형성하게 할 수 있고, 주민들간에 서로 접촉하도록 유도할 수 있으며, 지역시설을 개선시키고 보다 많이 이용하도록 할 수 있으며, 주민들이 범죄를 통제하고 근절하는데 참여하게 만들 수도 있다. 잠재적 범죄자에게는 지역의 외형적 모습을 통해 거주자의 주위환경의 이용과 돌봄, 발생하는 일에 대한 관심, 그리고 범죄를 발견할 때 개입할 것인가의 여부를 제시할 수 있다.

구체적인 설계방법으로 제시한 것을 보면, 주민들 상호간에 자연적인 감시가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높은 담벼락이나 시야를 가리는 조경 등 구조물을 제거하고, 적절한 조명을 설치하여 주변을 밝게 함으로써 폐쇄적인 공간을 의도적으로 제거하고, 능동적으로 폐쇄회로티브이나 침입경보장치를 설치하여 적극적으로 관찰하게 한다. 범죄자가 침입할 수 있는 통로를 통제하기 위하여, 주민들을 위한 일정한 출입공간을 설정하고, 그 외의 통로는 접근을 통제한다. 공,사적 영역을 분명하게 하여, 사적 영역에 대한 침범을 억제하고, 사적영역 침범에 대한 부담감을 가중시켜 사생활을 대한 보호를 강화한다. 공공시설은 넓게 관찰이 가능한 장소와 방법으로 설치하고, 이용의 편의성을 도모하고 이용을 활성화시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주변을 관찰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시설물이나 공공시설 등을 청결히 유지 관리하여 범죄감시지역임을 의도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일탈행동의 심리를 억제시키고, 무질서와 범죄발생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에 이후 이 기법에 주목하여, 도시를 재정비하거나 뉴타운을 설치할 때, 기존의 퇴락한 뒷골목을 정비할 때 적용하였다. 이 기법을 적용하여 정비한 지역에서의 범죄발생률은 감소하였고, 주민들의 만족도는 향상되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의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은, 2012년 이 기법이 적용되기 전에는 재개발 사업의 지연으로 지역이 슬럼화가 진행되면서 주민들의 범죄불안감이 커졌던 곳인데, 범죄예방디자인 시범마을로 선정하여, 마을을 활성화할 수 있는 산책로인 소금길을 설치하고, 곳곳에 운동시설과 안내표지판 설치, 안전지도 제작, 방범용LED번호표시등 설치, 안심주택지정 등 환경을 개선하여, 범죄발생과 주민들의 범죄불안감이 감소하였으며, 마을에 대한 애착심은 높아졌다고 한다.

이때까지는 지방자치단체별로 고시나 조례를 통하여 시행되던 것이, 2014년에는 건축법에 이 기법이 명문화되어, 일정한 규모 이상의 건축물이나 건축설비 및 대지에 의무적으로 적용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정부는 관련 법령을 다시 개정하여, 범죄예방 건축기준을 확대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범죄예방 건축기준을 고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발생하는 범죄가 180만 건에 이르고,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160조 원에 육박한다고 하는데, 이는 곧 범죄로 인한 피해가 지대함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범죄는 발생한 이후에 그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나,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여 피해를 없게 하는 것이 가장 상책이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하여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나 주택, 건축물을 범죄예방을 위한 기법을 적용하여 설계하여 시공하고, 사용하고 있는 건축물이나 시설도 범죄예방 건축기준을 적용하여 개선하며, 또 절서정연하게 유지 관리함으로써, 안전도를 향상시킴으로써 보다 좋은 삶의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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