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9.08.28 16:48:52
  • 최종수정2019.08.28 16:48:52

정한모

충청북도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 (HCN충북방송 보도팀장)

언젠가 아내가 책을 한 권 건네면서 꼭 읽어보라고 했다.

호기심을 안고 책장을 열었다. 책에서 저자는 아빠가 아이와 함께 슬기롭게 노는 법을 제안하고 그 방법을 정리했다. 저자가 주로 이야기 하는 내용은 아이에게는 엄마가 결코 해 줄 수 없는 아빠만의 영역이 있다는 것이었다.

육아에 있어 아빠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자신의 남편이자 아이의 아빠인 나에게 책을 건넨 아내의 마음이 어렴풋이 읽혔다. 하지만 끝내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한 책은 켜켜이 먼지를 입은 채 책장 한 구석을 장식하고 말았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자녀가 있는 맞벌이 남녀 직장인 507명을 대상으로 ‘맞벌이 직장인의 가사와 육아부담’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자녀가 있는 맞벌이 여성 직장인에게 ‘독박육아를 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전체 여성 응답자 중 34.5%가 ‘그렇다'고 답했다.

자녀가 있는 맞벌이 남성 직장인에게서는 다른 답이 나왔다. ‘아내가 독박육아를 하는 것 같은가?'라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답변은 16.1%로 여성 응답자가 체감하는 정도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아이를 키우는 육아에 대해 이렇게 다른 생각을 가진 이유는 무엇일까. 독박육아의 개념이 남녀에게 다른 것일까? 아내의 독박육아에 관해 남녀의 인식이 다른 18% 남성의 입장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빠가 육아를 한다? 아빠 입장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어본 일은 드물다. 취재보도를 해온 기자로서 많은 인터뷰 대상을 만나 봤지만 아빠가 육아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는 손에 꼽을 만하다.

육아에 적극적이라고 자부하는 아빠들도 ‘육아에 동참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아빠가 육아하고 엄마가 육아에 동참한다고 얘기하는 가정은 아예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남성들의 육아 휴직도 흔해지는 시대에 적합한 표현은 ‘육아에 동참하는 아빠’가 아닌 ‘육아하는 아빠’일 것이다.

‘역대급 출산률’을 탓하기 전에 이 같은 인식의 차이부터 바꿀 수는 없는 것일까?

아이 낳기를 꺼리는 여성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부담은 육아에 대한 것이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엄마들의 독박육아에 대한 현실적인 걱정도 무시할 수 없다.

출산률이란 거창한 숫자를 꺼내 이를 바탕으로 한 정부의 지원정책도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그것보다 앞서야 하는 것은 가정 내 인식의 변화다. 아빠들 스스로 육아를 돕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육아하는 아빠임을 자처해야 한다.

아내의 임신과 출산, 아이의 탄생을 지켜보며 벅차오르던 감동을 우리 아빠들은 너무 빨리 잊은 건 아닌지. 그날 서로에게 했던 약속 그 ‘초심’으로 돌아가 보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