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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8.18 15:14:43
  • 최종수정2019.08.18 15:14:43

김혁수

청주대 비즈니스(前 경상) 대학 학장

방학을 이용하여 최근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북동유럽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이른바 발트 3국을 돌아보았다. 북쪽에 치우쳐 있어서 백야와 극야가 반복되고, 넓은 초원은 있지만 농업 생산은 어려운 작은 규모의 나라들이다. 소련으로부터 독립된 지 얼마 되지 않고 유럽의 변방이었던 터라, 중세유럽 그대로인 듯한 거리와 건물들이 끝없이 펼쳐진 자작나무와 어우러져서 마음이 평온해지는 곳이었다.

유럽이면 어디에나 있는 광장을 둘러보다가 광장 한 복판 바닥에 발바닥모양의 작은 부조를 보았다. 안내자의 설명으로 1989년 8월 23일 발트 3국의 수도인 빌리우스-리가-탈린으로 이어지는 620km를 200만 명이 손에 손잡고 인간의 띠를 만들어 독립의 염원을 담아 합창을 하면서 독립운동을 하던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임을 알았다. 모양은 다르나 빌리우스-리가-탈린 중앙광장에 똑같이 발바닥 부조가 있었다.

독-소 불가침조약(일명 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 1939,8.23.)에 첨부된 비밀의정서에 의하여 독일과 소련은 발트 3국의 독립국가 주권을 강탈하였다. 이 독-소 비밀조약은 1988년에, 카스라-태프트 밀약(1905)은 1924년에 처음으로 존재가 공개되었다. 이 몰로토프-리벤트로프 비밀조약으로 인해 50년간 소련 공산당의 독재하에 개인과 국가의 자유와 독립을 박탈당해온 발트 3국의 국민들은 1986년 탈냉전을 계기로 발트 3국의 시민단체들의 주도하에 주권박탈 50주년이 되는 1989년 8월 23일 인간 띠 운동을 통하여 1991년 9월 독립국가로 원상회복하였다.

이로써 발트 3국의 '인간 띠 운동'은 구 소련으로부터 자유 독립을 쟁취하는 과정에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 받으면서 무혈로 독립을 쟁취하였고, 이 사건은 유네스코에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되어져 있다는 것이다. 1989년이면 지금처럼 통신이 발달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도시의 인구가 많지도 않은 작은 나라들의(2012년 리가의 인구가 69만이니 당시는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일반 시민 200만명이 손에 손을 잡아 620km를 연결하였다니 독립의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 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이후 여행길에서는 아름다운 중세풍 건물이나 교회보다 발트인의 독립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더 흥미로웠다. 리투아니아의 비폭력적인 저항을 상징하는 십자가 언덕도 달리 보였다. 소련 당국이 3 차례에 걸쳐 불도저를 이용해서 십자가를 철거하려 했다는 사실과 국민의 성금으로 소련으로부터의 독립과 그 때 희생된 라트비아 군인들을 위로하는 42미터의 자유의 여신상 또는 자유기념탑, 전쟁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화약을 보관했던 화약탑, 스웨덴이 폴란드를 물리치고 다시는 전쟁이 없을 것이라는 의미로 대포를 거꾸로 세웠다는 스웨덴문....평화를 원했던 작은 나라 시민들의 간절함이 곳곳에 문화와 역사로 남아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정치와 경제가 요동을 치고 있다. 다시 광복절을 맞이하면서 일본과의 강대강 대치나 미국과 중국, 북한과의 관계가 시시각각 변하고,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서로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있다. 위정자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훈수만 두거나 비난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 보다 적극적인 나만의 소신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가짜 이야기가 퍼지지 않게 역사가 증명된 사실을 널리 퍼뜨리고, BTS 아이돌 군 입대를 독도에 배치하여 세계에 독도를 널리 알리자는 재미있는 아이디어까지 일반 국민 한 명 한 명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발트3국의 인간 띠 운동을 뛰어넘는 행동을 지금부터 시작하자.

이젠 내가, 우리가 보여주고 행동하고 말 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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