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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7.29 16:55:12
  • 최종수정2019.07.29 16:55:12

서승우

행정안전부 자치분권정책관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코스타리카 공화국의 고산지대에 '아즈텍'이라 불리는 개미가 살고 있다. 생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아즈텍 개미'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 다른 종의 여왕개미들끼리 협력한다고 한다. 여왕개미 혼자 힘으로는 일개미들을 관리하고, 다른 개미들과의 전쟁에서 이기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종 여왕개미와 동맹을 맺어 주변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는다. 아즈텍 개미는 자연계에서 다른 종끼리 협력하는 유일한 사례로 꼽힌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혼자 힘으로는 어떤 일을 이루기 어려울 수 있지만, 협력을 통해 지속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필자는 '아즈텍 개미' 사례가 자치분권 시대에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지방자치단체 간 상생협력이야 말로 지역발전의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지방자치는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지난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되고, 1995년 민선시대가 본격 시행된 이후, 지방자치단체들은 행정구역 내에서 주민수요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시책을 추진하면서 우리의 지역을 놀랍도록 발전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바로 행정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감소의 위기, 교통·환경 등 행정구역을 넘어서는 광역행정수요가 발생함에 따라 지자체들은 더 이상 혼자 힘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지자체들 역시 더 이상 독자적인 발전전략이 아니라, 지자체 간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중이다.

충북지역 내에서도 협력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중부4권(음성군, 진천군, 괴산군, 증평군)이 추진한 '소방복합치유센터' 공동유치이다. 62개 지자체가 응모한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경쟁에서 충북 음성군이 최종 선정된 배경에는 진천군과의 후보지 단일화, 중부4군의 공동유치 대응 등 인근 지자체들간의 협력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는 중부4권의 의료혜택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지자체간 상생협력 모델로 높이 평가된다.

충북지역의 경계를 넘어서는 협력 사례도 있다. 충북 영동군‧전북 무주군‧경북 김천시에서 공동 추진하는 '산골마을 의료‧문화 행복버스' 운영이다. 3개 시군은 삼도봉 산골마을 주민들의 열악한 보건의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 '삼도봉생활권 협의회'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행정구역 경계를 넘어 삼도봉 생활권 주민들에게 맞춤식 검진버스와 영화 상영 등을 제공하는 '산골마을 의료‧문화 행복버스'를 운영하면서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 간 협력을 활성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지난 3월 국회에 제출했다. 지자체 간 협력 활성화 내용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지자체 간 협력 활성화를 위하여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둘째, 행정협의회 설립절차 중 지방의회 '의결'을 '보고'로 간소화하여 행정협의회 결성을 활성화였다. 셋째, 광역행정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2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사무를 처리할 필요가 있을 때,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행정구역을 초월하는 광역행정수요에 지자체 간 협력으로 대응하는 내용을 반영하였다. 지자체 간 협력으로 의료·환경·체육시설 등 지자체 간 물적 자원을 공동 활용하여 중복투자를 방지하면서, 주민들에게 생활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 가능하게 하였다. 이를 통해 지역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주민들이 원하는 지방행정을 그려 나가면서 궁극적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자치분권 흐름 속에서 지자체 간 협력관계에 대한 관심이 다소 부족했다.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해 지자체 간 협력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고, 지자체 간 협력의 성과가 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지역을 살리는 지자체 간 상생협력이 지방자치의 중요한 지향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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