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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화

고명재활의학과 원장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 속에서 인간은 주신(主神)인 '제우스'의 명을 받아 '프로메테우스'가 신의 형상을 본떠 물과 흙으로 빚어 만든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얼굴이 하늘을 향하도록 하는 등 나름 신경 써서 만들기는 했지만, 여러 가지 결점 때문에 제우스의 마음에는 그리 마땅찮았던 것 같다. 인간을 없애고 새로 만들고 싶어 했으니 말이다. 제우스의 마음에 들지 않던 불완전한 피조물에 프로메테우스는 제작자로서 연민의 정을 느꼈을까, 신들의 전유물이었던 불을 몰래 인간에게 건네주기에 이른다. 제물로 바쳐진 짐승의 할당 문제로 신들과 인간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을 때도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의 편을 들면서 제우스를 속이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되어 화가 난 제우스는 인간에게서 불을 빼앗아버리지만 프로메테우스는 불의 신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에서 불을 훔쳐 다시 인간에게 주게 되고, 이 일로 분노한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인간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코카서스 산 절벽에 쇠사슬로 묶어놓는다. 그리고 낮 동안 독수리가 그의 간을 쪼아 먹게 하는 벌을 내렸는데, 쪼아 먹힌 간은 밤새 회복되어 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계속하여 그 고통이 평생토록 되풀이되게 하였다. 프로메테우스에게 내려진 이 끔찍한 형벌은 훗날 영웅 '헤라클레스'가 나타나 그 독수리를 물리칠 때까지 이어졌다고 전해진다.

그리스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의 전설에 기록된 것처럼, 역사상 초기 인류는 통증을 '죄악에 대한 신들의 형벌'로 보았다. 오늘날 자식의 몹쓸 병고의 고통을 자기 죄악의 결과라고 자책하는 부모들 마음속에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상식적으로도 개인의 죄악으로 신들이 노하여 그 벌로 통증이 나타났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후 근대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17세기 철학자 '데카르트'의 그림에서 통증의 원인을 밝혀내는 단서가 발견된다. 그의 작품 『fire burning the foot of a man』을 보면 모닥불에 자신의 족부가 닿아 발생한 뜨거운 통각 자극이 말초로부터 어떤 선형 구조물로 뇌까지 연결되어 전달된다고 하는 당시의 급진적 개념에 기초하여 제시된 통증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비로소 인간의 통증이란, 신체 기관의 말단부에 위치한 통각 수용기에 유해 자극이 유입되면서 전기적 신호가 발생하고, 이 신호가 말초신경을 타고 간뇌의 시상하부(hypothalamus)에 도달하여 인지된다는 진실에 보다 가까워진 것이다.

현대 의학이 제시하는 인간의 통증은 위에서 기술한 통각 수용기로부터 뇌로 올라가는 체성 통증,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계통의 문제에서 기인하는 신경인성 통증, 그리고 이 둘을 제외한 정신적 문제로부터 기인하는 심인성 통증으로 대별된다. 대표적인 체성 통증으로 골절이나 타박 등 직접적 외력에 의해 해당 조직에 손상이나 염증이 발생하여 나타나는 통증을 들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 혹은 척추디스크 등에 의해 인접 말초신경이 물리적으로 눌리거나 자극을 받아 발생하는 사지 저림 등의 이상감각성 통증은 신경인성 통증에 해당한다.

또한 통증(痛症)이란 개개인이 통각(痛覺) 자극을 받아들여 느끼는 주관적 증상(主觀的 症狀)을 말한다. 따라서 동일한 유해 자극에 반응하는 통각의 정도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통증 자체는 질환이 될 수 없으며, 그 질환의 원인을 찾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리 통증 감소만을 위해 의학적으로 개입한다 해도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통증은 각각의 장기나 기관에서 뇌로 보내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다. 이런 상황을 방치한다면 앞으로 큰일이 날 수 있음을 미리 뇌에 알려 병세의 진행을 막고, 우리 몸을 이전의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려는 중요한 시그널인 것이다. 통증의 기원과 원인을 세심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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