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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수필가

아파트 정원에서 까치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그 소리에 잠을 깨어 밖을 바라보았다. 정원엔 세 명의 인부들 모습이 보인다. 그들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두 마리의 까치가 번갈아 허공을 날아오르며 시끄럽게 우짖는다. 이 때 어디선가 읽었던 내용이 문득 떠올랐다. 까치도 낯을 가린다는 글이다. 까마귀, 앵무새에 이어 세 번째로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새라고 일렀다. 까치는 전형적인 텃새로서 둥지 주변에 위험 요소가 발생하면 시끄러운 경계 음을 마구 토해 낸다고 하였다. 그러고 보니 어느 정원수에 까치가 둥지를 틀었나보다.

인부들이 그것을 건드리자 까치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방어 태세로 저토록 우짖고 있나보다. 이로보아 까치들은 우리 아파트 정원수에 둥지를 틀은 후 주민들 얼굴쯤은 너끈히 익히며 살고 있다는 방증 아닌가.

이렇듯 미물도 자신을 위험에 빠트리는 상대의 얼굴을 기억하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간들은 그런 변별력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사기꾼의 민낯에 대해서는 더더욱 눈이 어둡다. 이는 인간의 가면이 얼마나 교묘하고 가증스러운 것인가를 반영하는 일이기도 하다.

언젠가 중국 어느 여성 모델이 자신의 가슴이 세 개라고 하여 세계적 화제가 된 적 있다. 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나기 마련 아니던가. 그녀는 인공 보형물을 자신의 가슴에 착용하고 마치 세 개의 젖가슴을 지니고 태어난 것처럼 떠벌렸다. 이는 사기꾼 특성인 지나친 이기심 및 과장된 언행에 의해서 저질러진 범죄다. 모델로 유명세를 떨치고 싶어 속임수를 쓴 것이다.

주위를 돌아보면 벼라 별 유형의 사기꾼들이 있다. 남의 재산을 교활한 수단과 방법으로 낚아채서 자신의 욕심 보따리를 채우는 일들이 비일비재다. 불황일수록 사기꾼들이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사기꾼들의 특성을 인터넷에서 살펴보니 크게 세 가지로 나누고 있다. 공감 능력이 없고, 실체가 없으며, 항상 급하다고 한다. 하기사 타인의 고통을 공감 못하니 기만하는 일에 능숙할 것이다.

가까운 예로 지인이 사기를 당할 뻔한 일이 있다. 잊고 지냈던 학교 동창으로부터 몇 십 년 만에 연락이 왔단다. 대뜸 주소를 물어와 무심코 알려줬단다. 며칠 후 평소 지인이 갖고자 했던 화장품이 배달돼 왔다고 한다. 그것을 받아든 지인은 그동안 연락도 없이 지내던 친구가 갑자기 보내온 선물이라서 마음이 켕겼다고 했다. 물품을 보내려고 그녀에게 전화를 걸자 지인의 동창은 자신이 색다른 사업을 하는데 사업 지분을 나눠줄 테니 투자금액을 서둘러 보내라고 재촉하더란다.

가정주부로선 부담되는 큰돈이라 망설일 때 다른 동창으로부터 똑같은 수법이라는 말을 전해 듣고 지인은 자신의 핸드폰에서 동창의 번호를 차단하였다고 했다. 어디 이뿐인가. 한국에 몇 대 안되는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걸핏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곤 갚지 않은 여성이 사기꾼으로 검거됐다는 소문도 있다.

그러고 보니 사기꾼들의 특징이 몇 가지 또 있다. 인간의 지나친 욕심을 노리기도 하잖은가. 어떤 희대의 사기꾼은 자신이 하는 사업에 얼마간의 돈을 보태면 고금리의 이율을 보장해 주겠다는 방법으로 사람 마음을 현혹 했다. 처음엔 고액의 이자를 성실히 통장으로 보내주었다. 날이 갈수록 더 큰 투자액을 요구하다가 나중엔 수많은 사람들의 피 같은 돈을 편취하고 외국으로 몸까지 숨겼잖은가. 사기꾼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명심할게 있단다. 돈과 자신의 명의는 어떤 경우라도 절대 빌려주면 안 된다고 했다. 언변이 뛰어나고 어느 면으론 해박한 지식도 갖추고 있는 게 사기꾼 기질이란다. 알량한 몇 겹의 허울에 속아선 안 될 일이다. '신의가 없으면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쓸모없다'라는 앤드류 카네기의 말을 명심해야 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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