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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7.17 17:10:03
  • 최종수정2019.07.17 17:10:03

김종석

기상청장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 할 정도로 투수의 비중이 매우 크다.

때로는 과감한 직구로, 때로는 직구와 던지는 동작이 비슷하나 느린 속도로 타격 타이밍을 뺏는 체인지업 같은 변화구로 타자를 약 올리는 심리전을 볼 줄 알면 더 재미있는 경기이다.

투수마다 선호하는 공의 종류와 습관이 있어서 이전 경기를 잘 분석하면 어느 정도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그런데 '기후변화'라는 투수는 인간 투수보다 훨씬 까다롭다.

기후변화가 던지는 공의 속도는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고, 투구 종류와 경로도 똑같은 경로로 들어오지 않는 매우 변칙적인 공이기 때문이다.

먼저 기후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구 평균기온의 자연적인 변화는 만년에 4도 오르는 매우 느린 수준이었으나, 18세기 산업혁명을 거치며 100년에 약 1도 가량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또한, 폭염처럼 극단적인 날씨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콜롬비아 대학 지구 연구원(Earth Institute)에서 1951~1980년과 2005~2015년의 북반구 여름철 평균기온 분포를 비교해 보니, 평균기온이 1도만 올라가도 강한 폭염의 빈도는 0.1%에서 14.5%로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가 진행 중이다.

남한 연평균 기온의 변화를 보면 1912년 11.8도에서 105년이 지난 2017년에는 13.1도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는 상태임을 말해준다.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2012)에 따르면 이미 목포, 여수, 부산 등 남해안과 제주도는 현재 아열대 기후로 분류돼 있다.

만약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고 현 추세대로 기후변화가 진행된다면, 21세기 후반(2071~2100년) 강원도 산간을 제외한 남한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변할 것이다.

특히, 전 세계가 기록적인 더위로 시달렸던 작년 여름, 충주 역시 최고기온 40도로 관측 이래 1위를 갱신했으며, 충북에서 온열질환자가 209명,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2명 발생했을 정도다.

이미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한 답을 알고 있지만, 그리 쉽지 않다.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 1.5도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려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을 2010년 대비 45% 수준으로 줄이고, 2050년에는 인위적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모두 흡수하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

2020년을 앞둔 지금 달성하기 위한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다.

기후변화는 2018년 폭염처럼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변화구로 우리를 놀라게 할 것이다.

방망이로 제대로 맞추기는커녕 타자의 몸에 맞아 부상만 입히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로 말이다.

올해 1월 15일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는 가능성과 영향력 측면에서 기후변화를 최우선 리스크로 꼽았다.

이처럼 우리는 기후변화가 던질 구종은 예상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평범한 공은 아닐 것은 알고 있다.

자연의 마구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더 혹독한 시기가 오기 전에 받을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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