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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5.21 15:49:40
  • 최종수정2019.05.21 15:49:40
[충북일보] 반려동물 관련 인구가 천만을 넘어 새로운 가족의 형태 만들어낸 지 오래다. 개와 어린이를 합성한 '개린이'는 어린이날과 함께 다양한 개린이날 행사가 개최될 정도로 입지가 탄탄해진 하나의 주체가 됐다.

청주 흥덕구 가경동에 위치한 강아지 미싱공방 '도그렐라'는 이런 반려인들의 마음을 안고 문을 열었다. 이슬지 대표는 결혼 전까지 그저 강아지를 예뻐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2015년 지금의 반려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며 남편의 적극적인 권유로 강아지와도 가족이 됐다.
도그렐라에서는 강아지와 관련된 대부분의 용품을 판매한다. 온라인으로 시작된 이 상점은 목욕용품과 배변 용품부터 가방, 장난감, 영양제, 계단 등을 취급한다. 이중 강아지 원목 가구는 남편이, 방석과 액세서리를 비롯한 의류는 슬지씨가 직접 제작한다. 3년 전 시작한 도그렐라 온라인 사이트는 제법 입소문을 타고 견고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시작은 이들이 키우는 비숑과 말티즈를 위한 제품들이었다. 평소 미싱을 자주 다루시던 어머니의 손재주를 닮아있던 슬지씨는 명절을 맞이해 강아지들을 위한 한복을 제작했다. 도안도 없이 시작한 옷 만들기는 제법 그럴듯한 형태로 강아지들의 명절 선물이 됐다. 금세 작아져 몇 번 입히지는 못했지만 손바느질로 만들어낸 첫 작품에 주변의 찬사가 이어졌다.

찬사에 힘입어 슬지씨는 다양한 한복들을 탄생시켰다. 동대문에서 원단을 사다가 이런저런 디자인을 접목했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한복부터 아기들의 것까지 디자인을 참고했다. 덕분에 강아지들은 명절이 아니어도 늘 새로운 한복을 입게 됐다.
ⓒ 도그렐라 인스타그램
목공에 재주가 있는 남편은 강아지들을 위한 집과 계단, 침대와 식기 등을 뚝딱 만들어냈다. 남편이 만든 침대에 슬지씨가 만든 쿠션을 깔아주면 강아지들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가장 가까이 생활하는 이들이 반려견의 편의를 생각해 만들어낸 물품들이 불편할 리 없었다.

고민 끝에 만들어낸 강아지 용품들이 잘 사용되는 모습을 보고 만족감을 느꼈다. 각자 직장이 있었지만 반려견에 대한 애정과 고민을 담은 부부의 손재주에서 사업성을 찾아냈다.

가까운 지인들부터 고객이 됐다. 퇴근 후나 휴일이 더는 쉬는 시간이 될 수 없었다. 주문량이 늘어날수록 슬지씨 부부의 손은 바빠졌다.

그사이 키우던 비숑이 새끼를 낳아 부부의 반려견도 셋으로 늘었다.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문의도 많았다.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만날 장소가 필요해진 지난해 슬지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강아지 미싱공방 도그렐라의 문을 열었다.
도그렐라는 넓은 주차공간은 물론 강아지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실내와 테라스까지 갖췄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반려견과 함께 방문하기 때문에 제일 먼저 고려한 사항이다.

애견인으로서의 슬지씨가 마련한 이 공간은 미싱에 소요되는 서너 시간의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반려견들이 머물기에 부족하지 않다. 본인은 돼지고기를 먹어도 강아지에게는 소고기를 먹인다는 견주들이 대부분이다. 슬지씨만 해도 알레르기를 가진 강아지 때문에 고구마 등의 간식도 함께 만들어 먹는다. 이들에게 반려견은 그저 함께 사는 동물이 아니라 시간과 장소를 공유하는 가족이다.

강아지 미싱공방을 찾는 이들은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함께 입을 커플룩을 만드는가 하면 계절이나 유행에 맞춘 아이템을 제작하기도 한다. 수의를 먼저 마련해두면 장수한다는 속설을 따라 오랜 시간 함께한 강아지의 순면 수의를 정성스레 바느질하는 이들도 있다.

어떤 옷을 봐도 강아지 맞춤 디자인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 슬지씨의 디자인에는 강아지에 대한 애정이 잔뜩 묻어있다. 사는 날이 늘어갈수록 강아지와 함께 살기를 잘했다는 마음이 든다는 슬지씨의 고백이 도그렐라를 찾는 모든 반려인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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