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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산봉

청주시 흥덕구 건설과 주무관

밤늦은 시간, 거리를 걷다 보면 골목길에서 무언가 나타날 것만 같아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질 때가 있다. 들고양이 울음소리나 발자국 소리라도 나서 덜컥 겁이 났을 때는 길가의 가로등 불빛이나 골목길의 보안등이 반갑기 그지없다.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강력 범죄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절도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범죄가 야간 시간대에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가로등·보안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실제로 새벽에 일어나는 우발적인 범죄는 가로등 불빛만으로도 크게 예방 효과를 볼 수 있고, 가로등·보안등의 밝기가 범죄율과 반비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도 하다.

가로등 담당자로서 가로등 신규 설치 민원이 생기면 낮보다는 실제로 야간에 나가 주변 밝기를 보고 더 신경을 쓴다. 특히 늦은 시간 귀가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도서관 주변, 사건사고가 많은 곳, 민원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가로등을 우선 설치하고 있다. 신규 설치를 원하는 민원이 들어오면 다 설치하고 싶지만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모든 민원 처리가 어려울 때도 있지만 추후라도 추진하려고 애쓰고 있다.

한 번은 시골 작은 마을에서 몇몇 학부모들이 찾아와 저녁 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이 무서워한다고 가로등을 설치해달라고 건의해 신규로 설치했는데, 몇 달 후에는 어르신들이 찾아와 가로등 때문에 콩이 안 자란다고 어쩔 거냐고 무조건 끄라고 호통을 치시는 것이다. 학생들은 무서우니 켜달라고 하고 어르신은 당장 끄라고 하고, 다시 현장으로 나가 학부모와 어르신들이 함께 한 가운데 가로등 불빛 정도를 조정하고 빛 가림막도 설치하는 걸로 중재하는데 당시 가로등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라 아주 곤혹스러웠다.

학교 주변에서 일어난 범죄 뉴스를 보면 모든 곳에 가로등을 설치를 해 주고 싶고, 가로등 때문에 농작물 피해가 있다면 다 처리해 드리고 싶지만 우리 청주시 흥덕구는 현재(2019년 기준) 1만 8천212곳의 가로등·보안등을 관리하고 있어 모든 민원 해결에 다소 어려운 점도 있다.

신규 설치야 내 마음대로 안 된다 해도 농작물 피해에 대한 민원은 최대한 민원인의 입장에서 빛 가림막 설치뿐 아니라 이전 설치까지 검토해 민원인이 만족하게끔 처리하고 가로등 관련 고장 민원이 들어오면 2일 내 보수 완료를 목표로 담당 주무관 2명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저녁 늦게 퇴근할 때마다 길을 환하게 밝혀주는 가로등을 보며 가로등 관리 업무는 단순 업무가 아닌 지역주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켜주는 중요한 업무라고 다시금 생각한다. 내가 맡은 일이 작은 일이 아닌 지역주민들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흥덕구의 밝은 거리 조성에 오늘도 최선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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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