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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수공원 멋진 '무지개 쇼'…그러나 앞은 '옥에 티'

햇빛과 분수가 만드는 대형 무지개에 산과 아파트 배경
하지만 전월산 정상 화재 흔적, 7년 지나도 '흉물'로 남아
금강 세종보 철거되면 분수와 무지개 장관 사라질 수도

  • 웹출고시간2019.04.06 18:22:15
  • 최종수정2019.04.08 09:42:23

날씨가 맑았던 지난 4월 5일 오후 4시부터 세종호수공원 축제섬에서는 분수 4개가 가동되면서 환상적 '무지개 만들기 쇼'가 펼쳐졌다. 하지만 앞쪽에 보이는 전월산 정상은 5년전 발생한 화재의 후유증으로 '탈모증 환자의 머리'처럼 볼품이 없었다.

ⓒ 최준호 기자
[충북일보=세종] 건조한 봄철을 맞아 최근 강원도 고성·속초를 비롯한 전국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달아 나고 있는 가운데, 세종시에서는 산불 피해지 한 곳이 호수공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망치는 '옥에 티'가 되고 있다.

바로 세종호수공원에서 바라다 보이는 '전월산 정상'이다.

7년전 구 연기군 시절 발생한 산불의 후유증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이름난 관광명소인 호수공원과 어울리지 않는 흉물스러운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 원지도 출처=카카오맵

2012년 5월 29일 정상 부분에서 산불이 나기 약 1년전인 2011년 6월 5일 당시의 아름다운 전월산 모습. 이 산은 풍수지리 상 세종 신도시의 '좌청룡(左靑龍)'이라 불릴 정도로 이름난 산이다. 앞의 논들은 신도시 건설 예정지에 포함된 뒤 경작이 이뤄지지 않았다.

ⓒ 최준호 기자
◇7년 지나도 회복되지 않는 '산불 후유증'

화창한 봄 날씨를 보인 식목일이었던 5일 오후 4시부터 세종호수공원 축제섬에서는 '무지개 만들기 쇼'가 펼쳐져 장관을 이뤘다.

먼저 4개의 분수에서 공중 10여m 높이로 일제히 물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자 서쪽 하늘의 햇빛이 물방울에 굴절·반사되면서 길이가 200여m나 되는 커다란 활 모양의 무지개 1개가 만들어졌다. 무지개 앞쪽에서는 전월산(해발 260m)과 금강 남쪽의 신도시 아파트 단지가 환상적 배경을 연출했다.

무지개 쇼는 10여분에 걸쳐 여러 차례 계속됐다.

그러자 공원 구경을 나온 사람들은 휴대전화(스마트폰)로 사진 찍기에 바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나무가 거의 없는 산 정상 부분은 '탈모증 환자의 머리'처럼 볼품이 없었다.

자녀 2명과 함께 공원 나들이를 나온 금수현(47·주부·세종시 아름동) 씨는 "호수공원에서 이렇게 멋진 무지개가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다니 신기하다"며 "하지만 앞쪽 산 정상 부분이 주위 경관과 어울리지 않아 '옥에 티'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세종호수공원은 세종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의 기반시설 조성을 맡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만들어 2013년 5월 2일 전면 개장했다.

이 공원은 담수(湛水·물을 채우는) 면적이 국내 인공호수 중에서는 가장 넓은 32만㎡에 달한다. 게다가 주변에 국립세종도서관·대통령기록관·정부세종컨벤션센터 등이 있어 세종시의 대표적 관광명소가 됐다.

특히 2015년 6월 LH에서 공원을 인수한 세종시가 축제섬에 4개의 분수를 설치한 뒤 맑은 날에는 대형 무지개가 나타나는 장관이 연출된다.

그러나 호수와 조화를 이뤄 '금상첨화(錦上添花)'가 돼야 할 전월산의 꼭대기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2년 5월 29일 새벽 발생한 세종시 전월산 화재의 현장 모습.

ⓒ 사진 제공=충남 연기소방서(현 세종시소방본부)

지난 2012년 5월 29일 새벽 발생한 세종시 전월산 화재의 현장 모습.

ⓒ 사진 제공=충남 연기소방서(현 세종시소방본부)

2012년 5월 29일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입은 세종시 전월산 정상 부근에서 지난 2015년 4월 22일 당시 이충재 행복도시건설청장(가운데)과 주민들이 소나무를 심고 있다.

ⓒ 사진 제공=행복도시건설청

지난 2015년 3월 27일 당시 세종시 전월산 정상의 화재 흔적.

ⓒ 최준호 기자
◇세종보 해체되면 '무지개 쇼' 사라질 수도

세종 신도시 건설 지역( 구 충남 연기군 남면)은 국내에서 손꼽힐 정도로 풍수지리(風水地理)가 빼어난 곳이다. 그래서 예부터 '삼산이수(三山二水)의 고장'이라고 불렸다.

삼산은 △주산(主山·도시계획의 중심이 되는 산)인 원수산(元帥山) △좌청룡(左靑龍) 격인 전월산(轉月山) △금강 남쪽에 있는 괴화산((槐花山)을,이수는 금강과 미호천을 일컫는다.

이 가운데 전월산은 신도시 조망이 가장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이 2010년 2월 펴낸 '한국지명유래집 충청편'을 보면 이 산의 동쪽에서 금강과 미호천이 합류,강물이 삼태극(三太極 )의 형상으로 돈다고 한다. 따라서 달밤에 이 산에서 동쪽 강을 내려다보면 "강에 비친 달(月)이 돈다(轉)"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산 정상 부근에서는 2012년 7월 1일 세종시가 출범하기 한 달여 전인 같은 해 5월 29일 새벽 3시 29분께 한 무속인이 기도를 위해 켜 놓은 '촛불'로 인해 화재가 났다.

5시간여 만에 진화된 이 불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산 정상 부분 1만5천㎡(4천545평)에 있던 나무가 완전히 타 죽었다.

이에 충북일보는 호수공원에서 바라보이는 전월산 정상의 흉물스러운 모습을 2015년 3월 30일 이후 여러 차례 기사로 보도했다.

그러자 행복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5년 4월 산불 피해 지역에 소나무와 진달래를 심는 등 복구 사업를 벌였다. 하지만 당초 산의 모습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인공호수인 세종호수공원은 방축천·제천 등 신도시를 흐르는 금강 지천(支川)들과 함께 인근 금강의 양화취수장에서 퍼 올린 물로 기능이 유지된다.

하지만 환경부는 금강 수질을 개선한다는 등의 명분으로 취수장 하류 5㎞에 있는 세종보(洑)의 철거를 추진,강물이 크게 줄어들 우려가 높다.

따라서 보가 해체된 뒤 가뭄이 심해지면, 호수공원의 분수가 가동되지 못해 '무지개 만들기 쇼'가 사라질 수도 있다.

세종 / 최준호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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