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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3.25 20:48:01
  • 최종수정2019.03.25 20:48:01
[충북일보] 안전불감증사고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 자고 나면 터지고 떨어지고 부서지는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그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안전불감증이 문제다.

안전불감증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잊을만하면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충북 청주에서도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상가 건물 비상구에 안전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5명이 추락해 2명이 크게 다쳤다. 회사 동료인 이들은 이날 회식을 위해 노래방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행 중 일부가 다툼을 벌이면서 이를 말리던 동료들까지 비상구 밖으로 함께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문으로 이뤄진 비상구 문에는 '평상시 출입금지', '비상시에만 이용', '추락위험' 등의 안내문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건물 외부와 이어진 비상구 문밖은 계단이나 안전시설이 전혀 설치되지 않은 사실상 낭떠러지였다. 다중이용 업소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상 다중이용 업주는 비상구에 추락위험을 알리는 표지와 추락방지를 위한 장치를 등을 기준에 따라 갖춰야 한다. 경찰은 노래방 업주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비상구는 화재를 비롯해 지진 등 각종 재난 사고가 발생할 때 대피할 수 있도록 마련된 긴급 피난처다.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는 생명의 문이다. 비상구를 폐쇄하거나 물건 등을 적치한다면 비상시 큰 화를 당하기 십상이다. 화재나 각종 재난 발생 시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불길 속에서 잃어버릴 공산이 크다. 비상구는 말 그대로 비상시 비상구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평상시 철저한 관리가 기본이다.

다중이용업소를 운영하는 영업주들은 더 신경 써야 한다. 고객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쉴 수 있도록 소방시설을 고장 없이 잘 유지관리 해야 한다. 피난·방화시설도 적정상태로 잘 유지해야 한다. 그저 하는 게 아니라 책임과 의무다. 유사시 손님들의 피난계획을 미리 마련해 놓아야 한다. 통로나 비상구에 물건 등 장애물을 쌓아놓는 행위를 절대 해선 안 된다. 비상구 훼손 및 폐쇄는 분명한 위법행위다.

영업소를 찾는 손님들도 다르지 않다. 자신의 안전은 자신이 책임진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소방시설이 잘 관리되고 있는 지 확인하는 지혜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스스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비상구를 미리 파악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그게 후진국형 재난을 스스로 막는 길이다. 성숙된 시민의 첫걸음은 소방시설이나 비상구를 확보하는 작은 실천부터다. 이것만 해도 수많은 후진국형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다.

청주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결코 가볍지 않다. 소방당국과 청주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라인에 있는 사람들에게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구조적으로 만연한 무책임한 적당주의를 대충 넘겨는 안 된다. 안전의식은 지시나 구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제도와 문화 속에 정착돼 의식화 돼야 한다. 사람에 대한 가치가 우선시될 때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 책임라인에 있는 사람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

사고가 날 때마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면피성 대책으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충북도와 청주시도 사고 때마다 전수조사나 안전기준을 강화한다고 야단법석을 떤곤 했다. 하지만 그때뿐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식이다. 안전은 말이나 구호로만 되는 게 아니다. 철저한 분석으로 제대로 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기본을 충실히 지킬 수 있다. 구체적인 실천과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시설물 운영자들의 안전 의식이 관건이다. 언제든지 설마 하는 안전 불감증이 고귀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더 이상 후진국형 사고가 없도록 철저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관리감독 책임을 철저히 물어 후진국형 안전사고를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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