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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봄이 오는 소식을 알리는 남쪽지방의 섬진강줄기를 따라 벚꽃보다 먼저 피는 매화(梅花)가 절정을 이룬 광양매화축제장을 지난 16일에 찾아갔다. 모처럼만에 코레일(E-Train)관광열차를 타고 새벽공기를 가르며 충주 역을 출발하였다. 주덕을 지나니 먼 산과 들판에는 하얀 눈이 덥혀있어서 마음이 들뜬 관광객의 입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일반객차와는 달리 관광용으로 꾸며진 열차를 타고 여덟 명 일행이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 3월 17일에는 괌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편안한 마음으로 꽃구경을 하기위해 당일로 국내여행을 하니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새벽 일찍 나오며 준비해온 먹을거리로 아침을 때웠다. 김밥과 기차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삶은 계란, 쑥 절편, 사과, 딸기, 과일, 냉동옥수수 등으로 조반(朝飯)을 해결하고 따끈한 커피 향을 맡으며 한 달만의 이야기꽃이 피어났다. 직장동료로 20여년 넘게 모임을 이어오며 국내여행도 많이 다녔고, 베트남 캄보디아, 터키, 대만, 곤명, 괌 등 해외여행도 여러 곳을 다녀왔다. 은퇴 후에도 모임을 이어온다는 것은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일정안내에 이어 레크리에이션으로 열차 안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모두 어린 시절로 돌아가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게임을 하며 한바탕 웃고 나서는 속이 후련하다고 한다. 남쪽으로 내려오니 차창밖에는 봄꽃이 여기저기서 반기며 화사하게 웃는다. 아침엔 눈을 보며 출발했는데 완연한 봄날이다. 광양에 사는 고등학교 동창과 통화를 했는데 감자를 심고 있다고 하였다. 들녘에는 마늘, 보리, 유채가 파릇파릇 싱그럽게 느껴졌다. 흐르지 않고 멈춰있는 듯한 섬진강은 파란 비단길 같았다. 섬진강 둔치에는 주말을 맞아 매화축제장을 찾은 승용차와 관광버스가 주차장을 가득 채웠다. 21회를 맞는 매화축제는 백운산 자락에 만개한 매화보다도 사람이 더 많은 듯했다. 축제장까지 이동 수단으로 셔틀버스가 있었지만 짧은 거리만 운행을 하고 걷는 구간이 너무 길다고 불평을 늘어놓는다. 강바람을 안고 걸어서 이동하였고 재첩회덮밥으로 점심을 먹고 매화동산을 둘러보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였다. 축제장 어디를 가나 비슷비슷하다.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 등이 눈길을 끌지만 산비탈 마을길을 굽이굽이 돌아보고 사진을 찍으며 봄기운을 느꼈다. 전망대에 오르니 모래밭이 드러난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켰다. 매실 액을 숙성시키는 수많은 장독대가 장관(壯觀)이었다. 매화 밭, 장독대, 대숲, 돌담, 모두가 사진 배경으로 인기가 있었다. 주전부리거리도 인기가 있어 추억의 국화빵이나 강정 수수부꾸미 등도 눈길을 끌었다. 매화마을의 대표인물 홍쌍리家 라는 큰 돌 에 새긴 글씨도 눈에 뜨였다. 섬진강 바로 옆에 매화밭길을 따라 걷는 길은 시간이 없어서 그냥 지나 처야 했다. 걷는 길이 너무 많아 경로관광객은 별도의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약 1시간동안 이동하여 광양와인동굴에 도착하여 터널 속을 걸으며 찬란한 빛을 보고 와인을 마시며 모두가 즐거워하였다. 5시 30분에 관광열차는 광양역을 출발하였다. 저녁식사는 도시락이 나와서 열차 안에서 만찬을 즐겼다. 어둠이 짙어지자 열차에 설치된 화면에 추억을 되살리는 영상을 보여준 뒤 사회자가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유익했다. 열차와 축제장 주요장면의 사진을 영상으로 보여주어 여행의 감동을 더해주었다. 남쪽매화축제를 회상하면서 와인 잔을 기울이고 정담을 나누다보니 봄소식을 가슴에 가득안고 돌아온 즐거운 봄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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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