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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3.18 17:58:48
  • 최종수정2019.03.18 17:58:48
[충북일보]봉건시대 임금의 '미행(微行)'은 백성들의 가감없는 얘기를 듣기 위한 일종의 현장 시찰이었다. 임금의 옷이 아닌 백성의 옷을 입고 저잣거리 민심을 청취해 정책에 반영하기도 했다.

미행은 수행 1~2명 정도만 동행했다. 여러 사람이 동행하면 백성들의 눈에 쉽게 발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통령의 미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통령의 일정 대부분이 공개되는 데다, 봉건 왕조와 달리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수시로 민생탐방에 나선다. 앞서 경호실에서는 사전답사와 경호인력 배치는 물론, 심지어 질의·응답 순서까지 정해놓고 시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다른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인들이 어렵다고 하면 기업인 대표들을 초청해 오찬을 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지난 15일 충청북도를 방문해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해찬 대표는 '충북의 구세주'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한다.

구세주(救世主)는 세상을 구제하는 사람 또는 어려움이나 고통에서 구해 주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후자의 의미로 보면 이 대표는 충북의 구세주가 맞는 셈이다.

집권 여당은 올 들어 충북선 철도 예비타당성 면제, 청주국제공항 거점항공사 항공운송사업면허 발급, SK하이닉스 추가 투자 등을 지원했다.

이시종 지사가 이 대표에게 치사(致謝)를 할 만 했다. 이 대표도 충북이 사통팔달의 중심에 서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주 적절한 분위기로 볼 수 있다.

다만, 여러분들이 요청한 것은 거의 다해준 셈이라고 말한 부분은 여러 가지 석연치 않은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일선 시장·군수들은 건의사항을 쏟아냈다고 한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보조금 증액 등 강력한 미세먼지 대책, 이상천 제천시장은 충북선 고속화 철도 구간 제천역 연결 문제 등을 각각 거론했다고 한다.

이어 홍성열 증평군수는 출산율 제고 정책, 송기섭 진천군수는 예타 면제 사업 기본·실시설계 동시 추진, 김재종 옥천군수는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입장 등이다.

요약하면 미세먼지 종합대책, 충북선 철도 고속화 문제, 저출산 대책, 최저임금 부작용 등이다. 이는 곧 민생과 직접 연결되는 문제다.

이 대표가 이날 중앙당이 시·군별로 다 협의할 수 없으니 충북도와 일차적으로 협의하라며 에둘러 자제시키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여당 대표를 향한 기초단체장들의 지적은 어쩌면 '뼈아픈 문제'로 남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집권 여당의 예산정책협의회가 이렇게 진행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사전에 준비된 질의·응답과 뻔한 질문, 으레적인 공치사가 아닌 실질적인 정책과 이에 따른 대책을 모색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다만, 이번 협의회가 회의를 위한 회의로 끝나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전국을 돌며 진행하고 있는 예산정책협의회를 통해 제기된 문제들이 집권 여당의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 지켜보아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미세먼지 대책은 비단 충북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전국적으로 충북과 세종 지역이 가장 심한 지역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같은 미세먼지 대책이라도 정도가 심한 지역에 대해서는 특별대책을 시행해야 한다.

또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생산경쟁력 저하에 따른 소멸위기에 봉착한 충북은 농촌지역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도 매우 시급하다. 출산장려금과 출산휴가 보장 등의 미봉책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집권 여당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구세주는 아니다.

그러나 민초들의 가려운 것을 긁어주고 보듬어 주는 역할은 의무라고 생각해야 한다. 충북의 시장·군수들이 건의한 내용을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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