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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3.17 14:41:07
  • 최종수정2019.03.17 14:41:07

김혁수

청주대 비즈니스(前경상)대학 학장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이는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법칙이다. 1931년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펴낸 「산업재해 예방 : 과학적 접근」 이라는 책에서 소개된 법칙이다. 요지는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하인리히 법칙을 1:29:300 법칙이라고도 부른다. 즉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비율이 작은 사건에서 큰 역순으로 1:29:300 이라는 것이다.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힌 것으로,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 일정기간 동안 여러 번의 경고성 징후와 전조들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다시 말하면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 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사소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면밀히 살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시정하면 대형사고나 실패를 방지할 수 있지만, 징후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하인리히 법칙은 노동현장에서의 재해뿐만 아니라 각종 사고나 재난, 또는 사회적 위기나 실패와 관련된 법칙으로 확장되어 해석되고 있다.

요즘 젊은 연예인들의 성관련 범죄 뉴스가 떠들썩하다. 많은 또래 젊은이가 부러워하는 성공한 스타이기에 사건의 파장력이 더욱 크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의 범위가 더욱 커지고 있어 모처럼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k-팝 입지도 흔들릴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개인의 일탈을 넘어 대한민국 대중예술분야의 콘텐츠 생산과 전달방식, 인력양성 시스템을 재점검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하고 있는 듯하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한류콘텐츠 멤버의 충격적 뉴스는 다른 나라에서도 크게 보도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성공을 위해 해당분야만 집중적인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고 빠르게 스타의 길을 걸을 경우 같은 또래들과는 다른 성장과정을 거치게 된다. 특히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파악하고 대처해야 하고 무한경쟁 시스템에 노출되어 오직 성공만을 바라보고 있는 스타는 또래에 맞는 정서적인 교육, 삶에 대한 바른 태도 등 인성교육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 그러다 갑자기 성공한 스타가 되면 어떻게 될까· 비교적 덜 성숙된 젊은 나이에 큰 부와 환호 받는 위치가 되면 그릇된 자기 확신과 심지어 오만과 거침없는 자기행동으로 치달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일반인들보다 엄청난 노력과 인내과정을 거쳐 이미 더 성숙한 스타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유명한 스타는 범죄의 파장력도 일반인들보다 훨씬 크다. 그들이 환호와 사랑을 엄청나게 받는다는 것은 그에 따른 책임도 크고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더욱 겸손하고 때론 더 절제하고 모범이 되어야 할 것이다.

스타의 일탈이 k-팝 의 경쟁력까지 걱정해야하는 상황으로 번지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하인리히 법칙을 떠올렸다. 이 사건은 우연히 일어난 스타 개인의 사건이 아닌 사건 이면에 숨어있는 329가지의 사소한 일탈이 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죄의식 없이 퍼 나르는 영상이나 가짜뉴스, 그런 정도는 별일 아니라는 듯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문화, 일탈이 자랑이 되는 또래문화들이 적당한 재미로 여겨 질 때 그 속에서 중대한 범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 각자가 300가지의 작은 일탈의 가해자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일어날 법한 사소한 일탈을 사전에 막고 자칫 범죄가 될 수 있는 29가지의 유사범죄에 대하여 서로가 사전에 예방하고 대책을 세운다면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부끄러운 범죄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스타의 범죄 사건은 법리를 따져 무거운 징벌을 받으면 시간이 지나고 마무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공분하는 것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하인리히 법칙 속의 사소한 사건이 아예 싹을 틔울 수 없도록 끊임없이 각성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가 계속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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