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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수필가

사람의 심리가 참으로 묘하다. 대량인 것에는 종종 과소평가를 하기 예사이다. 반면 희소한 것에는 과대평가를 하는 게 사실이다. 이를 방증하는 게 다이아몬드다. 이것이 길 위에 흔히 뒹구는 돌멩이라면 그토록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않을 것이다. 쉽사리 구할 수 없기에 희소의 보석으로써 존재하는가 보다.

잡지에서 우연히 프랑스 가정식 음식 사진을 보고 갑자기 먹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이는 다른 외국 음식들과 달리 프랑스 음식은 흔히 대할 수 없는 생소한 음식이어서 일게다. 프랑스 음식의 사진을 바라보자 과연 어떤 맛일지 호기심이 생겼다. 하여 얼마 전 그곳을 여행한 적 있는 지인에게 문의 했다. 그녀의 말인즉 프랑스 음식 대부분이 단맛이 주류를 이룬다고 하였다. 그들은 주로 샐러드, 빵, 고기, 생선, 치즈를 섭취하고 있으며 디저트로 요플레, 과일 등을 먹는다고 하였다.

지인의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입맛이 가셨다. 이유는 프랑스 음식이 전반적으로 단 맛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젊은 날에는 김장을 담글 때는 물론, 생선 조림이나 멸치 볶음을 할 때도 설탕을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는 동치미를 담글 때도 단맛을 내기 위하여 사카린을 넣기도 했었다. 돌이켜보니 당시의 요리 법이 바람직하지 않았음을 깨우친다.

이는 입맛도 세월 따라 변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왠지 단 음식이 비위에 거슬린다. 이런 마음에서 지난겨울 동치미를 담글 때는 무, 배추, 미나리, 삭힌 고추 지, 쪽파, 배외엔 단맛을 전혀 가미하지 않았다. 그래서인가. 참으로 동치미 맛이 담백하고 절묘하다. 이즈막엔 나물로 즐겨먹는 게 있으니 무나물이 그것이다. 무를 채 썰어 들기름에 볶다가 약간의 물을 넣고 끓인 무나물은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았는데도 맛있다. 무 특유의 달큰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음식의 풍미를 더한다. 끼니 때 시원하고 톡 쏘는 동치미, 무나물 이 두 가지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너끈히 비울 정도다.

이 두 가지 반찬으로 밥을 먹으며 엉뚱한 생각을 떠올려봤다. 삶을 살며 많은 이들과 부대껴서인가. 이즈막 동치미나 무나물 맛처럼 심성이 정갈한 사람이 그립다. 앉기만 하면 타인의 허물이나 들추고 자신이 지닌 열등감에 의하여 까닭 없이 남을 비방하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이런 이와 마주한 날은 몸과 마음이 물먹은 솜처럼 무겁다.

이로보아 사회적 지위가 사람의 품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인류에게 지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 됨됨이, 성격이 원만하지 않은 위인들도 다수다.

학창 시절 니체를 무척 존경했다. 그러나 그가 평소 주위 사람에게 지니는 호감도가 극과 극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그 마음이 사라졌다. 한 예로 음악가 바그너가 니체의 존경심을 가벼이 여겼다가 평생을 고생했다는 일화가 니체의 인품을 여실히 뒷받침 해주고 있다.

사람마다 존경하고 좋아하는 유형의 사람이 있을 법하다. 필자의 경우, 이제는 부와 신분이 높은 이보다 가슴이 따뜻하고 소탈하며 신의가 두터운 사람이 좋다. 이런 사람과는 밤새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 때 그 앞에서 흐트러진 나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도 결코 허물치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는 것은 어인일까.

교만, 아집, 위선, 독선이 가득한 이와는 맞지 않는 신발처럼 왠지 마음이 불편하다. 나또한 만인의 벗으로 남기 위하여 조화로운 인간성을 갖추도록 올 한 해는 심성의 규각(圭角)을 둥글게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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