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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1.31 20:49:35
  • 최종수정2019.01.31 20:49:35

삼탄역.

[충북일보] 배우 설경구·문소리 주연의 영화 '박하사탕' 촬영지. 삼탄역하면 사람들 사이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영화의 배경 무대로 알려진 삼탄역은 충주와 제천 사이의 작은 간이역이다.

삼탄역 주변 풍경.

주변에 상가나 주택이 전혀 없는 독특한 간이역인 삼탄역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1990년대 후반까지는 남한강 상류에 위치해 있고, 열차관광 중간 정착역으로 선정돼 이 일대 비경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물론 그 이전에도 충주를 비롯한 충북 북부권에서는 삼탄유원지로 인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많았다.

삼탄역 앞 다리에서 바라본 철길과 삼탄.

'박하사탕'에서 주인공인 영호(설경구 역)가 동료들과 야유회를 왔던 곳, 첫사랑과 함께 소풍갔던 곳이 삼탄역 인근의 삼탄유원지다.

영호는 스무해 전 첫사랑 순임(문소리 역)과 소풍을 왔지만 시간이 흘러 삶은 망가지고 벼랑 끝에 섰다.

그때 영호는 고가철로 위에서 "나 다시 돌아갈래"라며 절규한다.

이 일대는 40대 이상에겐 기타 하나 둘러매고 열차에 몸을 싣고 친구, 후배들과 어울렸던 추억의 장소다.

삼탄역 철길.

삼탄역은 삼탄유원지가 있어 관광역으로서 그 기능을 했다.

유원지 밑에서 바라보는 철교는 고즈넉한 산자락 등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낸다.

삼탄역에 오면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시작된다. 삼탄역이 위치한 충북선 철도는 일제강점기인 1921년 조치원~청주 구간이 개통됐고, 1928년 충주를 거쳐 1958년 제천 봉양까지 연결됐다.

1970년대 후반에 개축돼 현재에 이르고 있는 삼탄역사는 큰 멋이 없지만 투박해서 정감이 간다.

마법열차 승차권.

대합실 내부 사진.

과거 삼탄역은 인근 충주와 제천으로 통학하던 까까머리 학생들이 매일 역을 드나들었다. 충주 5일장이나 제천 5일장을 가는 아낙네들도 이 역을 이용했다.

특히 젊은이들은 성공을 꿈꾸며 지금은 없어진 비둘기호, 통일호 등의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 도회지로 떠났다.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인해 다양한 삶이 묻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삼탄역의 풍광은 현대적으로 꾸며나도 기억 속에 가물가물한 흑백 사진을 보는 것 같다.
삼탄역에는 '느린 우체통'이 설치돼 있다. 삼탄역의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우편엽서는 역에서 무료로 배부하며, 1년 뒤 수신자에게 도착하는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삼탄교에서 서서 강이 연출하는 풍경의 파노라마를 보는 맛은 각별하다. 왼쪽 산자락으로 충북선 열차가 거친 숨을 내뿜으며 달려가고, 좁은 협곡 사이를 지나왔던 강물은 산과 산의 틈새를 벌린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상하행선이 하루 각 5회만 정차한다는 점이다. 이용객이 별로 없어서다.

열차시간표.

여름의 삼탄역.

1999년까지 6~8월 20여 차례의 신록관광 열차가 운행돼 1만여 명의 수도권 관광객이 찾은 것과 대비된다.

코레일 충북본부와 충주시는 삼탄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을 꾀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마법학교다. 두 기관은 마법학교를 테마로 역 광장에 마법 테마파크를 설치할 계획이다.

삼탄역은 현재 잠을 자고 있다. 마법학교가 들어서면 많은 사람들의 활기로 잠에서 깨어나는 마법이 일어날지 모른다.

아니 잠에서 깨어나지 못해도 좋다. 간이역으로 남아 있으면서 잘 보존하는 것도 정서적인 가치를 더 높이는 일이 될 수 있다.

충주 / 윤호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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