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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1.16 17:35:58
  • 최종수정2019.01.16 17:35:58
[충북일보] 한 겨울인데도 일상에서 눈을 보기 어렵다. 들과 산에도 쌓인 눈이 없다. 겨울의 절반 동안 많은 눈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충북 도내에서 관측된 강수량은 총 2.8㎜다. 평년 67.4㎜의 4.1% 수준이다. 청주의 경우 지난해 12월 12일부터 1월 14일 현재까지 강수량이 측정된 날이 단 하루도 없다. 34일 동안 비나 눈 소식이 없었다. 충주는 12월 18일 이후, 제천은 12월 14일 이후 측정되지 않았다. 15일은 청주 0.1㎜ 등 극소량이 관측됐다. 도내 전역이 한 달 이상 가뭄에 시달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미세먼지 이어 겨울가뭄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쌓인 눈은 봄이 되면 녹아 농업용수와 생활용수의 주요 공급원이 된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야 다음해 풍년이 든다는 속설도 있다. 겨울가뭄이 봄철 가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강수량과 적설량이라면 어림도 없다. 올해 농사 준비에 들어간 농민들은 겨울가뭄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도내 저수율이 넉넉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농업용수에 대한 걱정은 아직 없다. 하지만 겨울가뭄은 농업용수와 별개의 문제다.

오랜 겨울가뭄은 우선 겨울철을 넘겨야 하는 과수의 생육과 발달에 큰 해를 끼친다. 그래서 겨울가뭄은 한 해 농사의 큰 적이다. 비·눈이 내리지 않으면 논밭의 낙엽이나 잡초의 부식(腐蝕)도 더디게 진행된다. 강수량이 부족하면 땅속 깊은 곳까지 수분이 전달되지 않는다. 과수의 뿌리부터 마를 수밖에 없다. 낙엽이나 잡초가 제대로 썩지 못하면 거름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농지의 지력(地力)을 약화시키는 원인이다. 궁극적으로 과수가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게 된다. 겨울 가뭄이 저수율 문제와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는 여기 있다.

겨울가뭄은 미세먼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들어 미세먼지의 공습이 눈에 띄게 잦은 것도 '대기 정체'와 '겨울 가뭄'의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반도 겨울 날씨는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한랭건조한 계절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 때 부는 찬바람이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지면서 바람도 따뜻해지고 약해졌다. 미세먼지가 짙어질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된 셈이다.

본격적인 겨울가뭄을 준비해야 할 때다.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를 걱정한 지는 오래다. 한반도 이상기후도 걱정해야 한다. 지난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최고온도 41도를 기록하며 111년 만에 기상 관측이래 최고기온을 갈아치웠다. 더위뿐이 아니었다. 비도 유난히 많이 내렸다. 최대 가뭄이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이미 겨울가뭄에 대한 예사롭지 않은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인 겨울가뭄 상태가 계속되면 넉넉한 저수율 유지도 어렵다. 3월부턴 봄 못자리용 농업용수를 공급해야 한다. 물론 겨울가뭄은 일시적인 기상 변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주 발생하는 것을 보면 지구온난화에 따른 장기적인 기후 변화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지구온난화는 물 사정을 어렵게 하는 특징을 갖는다. 지구 표면의 기온 상승으로 수분 증발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유엔에서 정한 물부족 국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산지가 70%를 차지하는 지형으로 연간 강수량이 평균 1천400㎜를 보인다. 하지만 여름철에 집중돼 전체 강수량의 실제 이용률은 27%에 불과하다. 특히 올 겨울처럼 눈과 비가 내리지 않으면 속수무책이다. 과수농가는 말할 것도 없다. 상수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산골 주민들의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앞으로도 비나 눈이 많이 내릴 것 같지는 않다. 1월 가뭄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보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물은 국가 경제·사회·안보의 근간이다. 정부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장기적이면서 종합적인 물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충북도와 도내 각 시·군은 지역 실정에 맞는 더 세부적인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도민들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 그래야 매년 되풀이되는 겨울가뭄에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 정답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각자 실정에 맞는 대책을 강구하고 실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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