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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8.02 15:09:19
  • 최종수정2018.08.02 15:09:26

이종환

한국국토정보공사 충북지역본부장

"불볕더위가 이 같은데 많은 이들이 끙끙대는 모습을 생각하니 어떻게 밥맛이 달고 잠자리가 편할 수 있겠는가."

백성을 유난히 아꼈다는 애민군주(愛民君主) 정조는 1794년 한여름 삼복더위로 노역하는 백성들을 위해 척서단을 내렸다.

이는 정조가 수원 화성을 건립할 때 더위를 씻어주기 위해 정조가 개발을 지시한 환약이었다.

약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특권으로 인식됐던 시절, 수원 화성 공사에 참여한 이들의 사기와 자부심이 높아져 10년을 예상했던 공사기간은 2년 8개월로 단축됐다.

백성들의 고통을 입으로만 걱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해결책을 제시한 왕의 마음 씀씀이에 감화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처럼 기록적인 경신을 이어가는 폭염더위로 고생하는 이들 중에 하나가 야외에서 근무하는 한국국토정보공사(LX) 직원들이다.

고객과 약속한 일정에 맞추기 위해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옷이 전부 땀 꽃으로 물들어버리는 것은 물론, 피로감이 누적돼 두통과 구토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마다 지역본부장으로서 미안함과 고마움이 앞선다.

충북지역 역시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근무시간을 조정하더라도 불볕더위를 피할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술지원 연구 프로그램(TARP)에 따르면 불만을 느끼는 고객 100명 중 불만을 말하는 고객은 대략 4명에 그친다고 한다.

그렇다면 말을 꺼내지 않은 96명의 고객은 만족한다는 뜻일까. 꼭 그렇진 않을 것이다. 굳이 불만을 표출하지 않았을 뿐이다.

문제는 말 없는 고객이 많아지면 고객이 무엇 때문에 발걸음을 돌리는 지 파악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공사와 같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은 바로 이러한 고객에게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면 먼저 고객의 상황과 입장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고객의 만족도가 주관적인 기준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제대로 만족시킨다면, 그가 열 명, 백 명의 고객을 몰고 오는 충성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만족 서비스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국민들께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지금 이 시간에도 폭염과 싸우며 고객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우리 직원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다.

이 폭염에도 누군가는 더위와 맞서 싸워야 한다는 사실, 그들에게 고마워하고 미안해하는 마음들.이러한 배려와 관심이 이 길고 긴 폭염을 이겨내게 하는 특효약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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