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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기자들도 노동자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좋은 일이다. 주당 근무시간도 팍팍 줄어들면 싫어할 노동자는 없다.

그런데 우리 경제 전반에 걸쳐 좋지 않은 영향을 초래한다면 기자들은 문제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소득주도 성장론(Wage Led Growth)'은 저임금 노동자와 가계의 임금, 소득을 올려 소비를 증대시킨다는 경제학적 이론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투자 및 생산을 확대시키고,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가 늘어 선순환구조를 이뤄낼 수 있다는 논리다.

저임금 노동자들 한숨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론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계층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다.

그리고 취업을 하지 못한 20대 청년이다. 왜 그럴까.

고등학교를 졸업한 예비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한다. 주로 편의점이나 식당 등에서 단순 노동을 선택한다. 관공서 아르바이트가 있지만 '하늘의 별따기'다.

이들은 돈을 모아 여행을 구상하거나 등록금을 보태기도 한다. '과외'를 통해 높은 수입을 올리는 학생들도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돈을 벌어 본 학생들은 돈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씀씀이를 줄이고, 근검절약하면서 부자를 꿈꾸는 이들은 나중에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다.

부모에게서 용돈을 받아 펑펑 쓰는 아이들보다 이렇게 자립경제를 실천하는 학생들에게 소득주도 성장론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도 일할 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 업주나 조그만 식당 업주들은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선호한다. 수입과 지출을 고려한 일종의 '채산성 맞추기'다.

그런데 편의점에서 하루 10시간 씩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면 하루에 8만3천500원, 월 174만5천 원을 지불해야 한다.

특히 편의점이나 중소 규모 식당 업주들은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맞추는 것도 쉽지 않다.

물론, 주당 52시간 근로제가 오는 2021년 시행될 예정이지만, 24시간 영업 또는 오전 10시부터 밤 12시, 심지어 새벽까지 영업을 하며 하루 12~15시간 씩 일했던 식당 사정을 감안할 때 주 52시간 근무제는 지금보다 1.5~2배 가량 인력을 더 채용해야 가능하다.

정부의 기대처럼 돈을 더 번 노동자들이 돈을 더 쓸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은 어디서 나왔는지도 되묻고 싶다.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처음 제시한 손학규 전 대표 역시 지금의 경제정책에 대해 '저녁이 없는 삶'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오히려 씀씀이가 줄어들고 있다. 외식이 줄고, 관광도 줄어든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곧바로 총 월급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 선순환구조 설계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따져 봤으면 한다. 선순환이 아닌 악순환이다.

대한민국은 예로부터 근면·성실을 최고 덕목으로 꼽았다. 어릴 적 어렵게 성장한 청년이 어른이 되고, 사회적 중심축으로 올라서면 자식들을 위해 무한 희생을 한다.

그런데 수입이 갑자기 줄어든다. 일부는 투잡을 통해 아이들 교육비 마련에 나서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대기업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파격적 투자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지만, 최근 행보를 보면 전혀 아니다. 일부는 해외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경제정책 전면 수정해야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은 주로 노동과 일자리 분야에 국한된 정책이다. 즉 노동자 임금인상 정책에 불과하다.

근로시간이 정해진 노동자들에게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자영업자 등은 현장 적용 자체가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지금 전국 곳곳의 생산·판매 현장은 아우성이다. 갈수록 노동 생산성은 저하되는데 각종 공공요금은 눈덩이처럼 인상되고 있다. 대부분 기업인들은 직원들 월급주기가 너무도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휴업·폐업까지 고민한다. 이러다가 우리 경제의 토대가 무너질 수도 있다. 이제라도 소득주도 성장론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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