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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영업' 정부·지자체 관심 필요

청주 강촌식당의 하루 오전 7시 오픈 15시간 노동
인건비 부담 고용은 '그림의 떡'
물가 상승·대출상황 등 어려움

  • 웹출고시간2018.07.08 20:53:57
  • 최종수정2018.07.08 20:54:04

홍윤서씨가 점심 예약손님에게 공기밥을 전달하고 있다.

ⓒ 신민수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7시 홍윤서(47)씨가 음식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그는 가게 곳곳을 살핀 뒤 쌀을 씻고 밥솥에 안친다. 그 후 숨 돌릴 틈도 없이 밑반찬을 만든다.

그의 하루는 지난 5개월간 같은 모습으로 시작됐다.

오랜 직장생활 중 건강이 악화돼 2년간 일을 쉬던 홍씨는 지난 2월 지인이 운영하던 강촌식당(청주시 봉명동)을 인수했다.

전 주인은 넉넉한 인심과 청주체육관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으로 운동선수와 체육단체 관계자 등 많은 단골손님을 확보했다.

덕분에 홍씨는 처음 문을 연 음식점 보다는 쉽게 장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밑반찬이 만들어질 무렵 점심시간대 근무하는 직원이 도착한다.

시간은 어느덧 오전 10시. 홍씨와 직원은 늦은 아침식사를 한다. 식사가 끝나자 곧바로 주방으로 들어간다.

이날 점심예약손님은 45명, 점심시간에 맞춰 음식을 준비하려면 담소를 나눌 시간조차 아껴야 한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가스불이 피어오르자 주방은 금세 찜통이 돼 버린다.

땀 닦을 시간도 없이 상차림을 끝마치자 약속이라도 한 듯 손님들이 몰려온다.

50명 가까운 손님들의 주문을 받고 추가 요리를 만들기에 두 명의 일손은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홍씨도 추가 인력의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그는 "직원 1명이 더 있다면 훨씬 수월하겠지만, 인건비가 너무 비싸 추가 고용을 할 수 없다"며 "인건비를 아껴 현재 벌이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점심 장사 후 뒷정리까지 마치자 오후 2시가 됐다.

잠시 쉴 법도 하지만 그는 다음날 만들 밑반찬 재료 손질을 이어갔다.

홍씨는 "한가한 시간을 활용해 재료를 미리 손질을 해놔야 다음날 시간에 맞춰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후 3시 30분 점심식사를 마치고 직원은 퇴근했다.

강촌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주로 점심에는 백반류를 찾고, 저녁에는 삼겹살 등 고기를 먹는다.

이날은 저녁에 닭백숙이 예약돼 있어, 저녁장사를 준비하는 홍씨의 움직임이 평소보다 더욱 분주하다.

오후 5시 저녁시간대 일하는 직원이 출근하자 잠시 후 저녁 손님들이 속속 도착했다.

마지막 손님이 나간 시간은 밤 9시. 상을 치우고 설거지와 청소를 마치는데 1시간이 소요됐다.

이날 홍씨는 15시간 동안 식당에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은 쉬고 싶지만 최근 일요일 점심·저녁 예약이 잡혀 3주간 하루도 쉬지 못했다.

지난 1일 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와 비교하면, 그가 일하는 시간은 직장인의 2배에 이른다.

홍씨는 "오랜 시간 일하는 만큼 직장생활을 할 때 보다 수입이 많지만, 어려움과 걱정도 크다"며 "인건비가 비싸 인력이 부족한데다, 휴가철을 맞아 돼지고기 값이 오르고 장마와 태풍 때문에 채솟값도 비싸졌다"고 말했다.

이어 "가게를 인수하면서 받은 대출금을 갚느라 여유 자금도 없다"며 "이번에 첫 신고하는 부가세가 얼마나 나올지 걱정된다. 갈수록 비용부담이 커지면서 저 뿐만 아니라 주변 음식점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업이 잘 유지되길 바랄 뿐이다"고 덧붙였다.

고된 일을 마쳤지만 가게를 나서는 홍씨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오랜만에 본래의 집을 찾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홍씨의 집은 진천이지만, 통근시간을 줄이기 위해 지난 5월부터 가게 근처에서 지내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자영업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자영업자 모두 힘을 내자"고 당부했다.

/ 신민수기자 0724s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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