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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순

전 충북문인협회회장

아주 오랫동안 그러니까 몇백년을 계속해서 절찬리에 읽힌 동양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아마도 삼국지일 것이었다. 그 삼국지를 떠받들고 있는 튼튼한 기둥 중에 으뜸은 제갈량(호는 孔明)이었다.

천하가 가장 어지러울 때 그는 아주 우렁차고 드라마틱하게 무대에 등장했다. 훗날 촉한의 황제가 된 47세의 유비가 아직도 새파란 젊은 27세의 청년인 그를 세 차례나 찾아가 (이른바 삼고 초려하여) 스승이 되기를 간청한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그때 젊은 스승의 첫 발언이 천하삼분론(天下三分論)이었다. 어지러운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그 가운데 하나를 차지하고 그리고 나서 나머지 둘을 통합시켜 천하를 완전히 통일 시키라는 대전략을 세우고 유비, 관우, 장비와 함께 그는 세상으로 썩 나갔다. 그렇게 양자강 이남을 차지한 오나라의 손권, 중국의 넓은 중원을 손에 쥔 위나라 조조와 서쪽 구석을 소유한 촉의 유비의 싸움이 삼국지였다. 그때 단연 뛰어난 천재적인 대 전략가가 제갈공명이었다.

그 가운데 그의 결혼은 아주 독특하고 특별했다.

공명은 명문가 출신에다가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헌헌장부였고 미남이어서 사방에서 명문대가들로부터 청혼이 쏟아졌다 그런대도 그는 모조리 다 물리치고 가난한 시골 선비 황승언의 딸 용모는 못생기고 얼굴은 새까만데다가 키는 작고 몹시 볼품없는 여자와 결혼했다.

'제갈량의 세상 보는 분별력은 뛰어났으나 제 마누라 고르는 솜씨는 맨 밑바닥이라네'라는 조롱 섞인 동요가 널리 퍼졌을 정도였다 한다.

그러나 그 여자의 지혜와 인품은 참으로 훌륭하여 제갈량의 내조자로서 손색이 없었고 오히려 남편을 빛나게 해주어서 고대 중국의 가장 현숙한 여성의 대열에 들어간다. 제갈량 부부는 그렇게 모범적인 가정을 이루고 아들도 훌륭하게 키웠다. 모두 아내를 잘 얻은 덕택이었다.

그에 비하여 러시아 문학의 아버지라 일컬을 만큼 유명한 푸슈킨(1799-1837)은 결혼을 잘못하여 스스로 파멸을 불러 들였다.

그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라'라는 시로 우리에게 유명한 시인이기도 하다.

그처럼 그는 이미 젊은 날부터 저명인사가 되었고 돈을 많이 벌었다.

그 때문에 귀족 출신이고 러시아 최고의 미인으로 손꼽히는 나탈리아와 결혼했다. '재주 많은 총각과 아름다운 처녀가 결합했다'는 찬사가 높았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의 명성과 돈만을 잔뜩 의존했고 남편은 아내의 미모에만 온전히 마음이 끌려 있었을 뿐 서로 아무런 공통점이 없었다. 아내는 남편에 대한 애정을 숫제 갖고 있지 않았다.

남편이 방안에서 글을 열심히 쓰는 동안 차나 과일을 내오는 법도 없이 아내는 사교장에 나가 돈을 펑펑 쓰며 춤을 추는데 여념이 없었다. 보다 못한 남편이 아내를 앉혀놓고 마음을 달래 주기 위해 시를 읽어 주노라면 귀를 틀어막고 듣기 싫다고 버럭 소리치고 집을 뛰쳐나갔다고 한다. 그런 나머지 그의 춤바람은 급기야 불륜으로까지 발전하는데 이르렀다.

마침내 푸슈킨은 아내의 간통과 맞닥뜨려서 격분했다. 그 격분을 그는 법에 맡기지 못하고 당시 러시아의 풍조에 따라 결투를 신청했다. 권선징악의 원칙에 따르면 당연히 범죄자가 패배해야하는데도 그날 푸슈킨은 38세의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물론 방탕한 미인 아내 때문이었다. 생전에 아내의 낭비 방탕 때문에 재산은 모두 탕진하고 빚도 많이 졌다 한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운명을 선택하는데 미모나 돈 또는 다른 하찮은 것을 제일로 삼는 어리석음은 그처럼 스스로를 무참하게 파멸한다는 교훈을 그는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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