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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5.28 14:35:28
  • 최종수정2018.05.28 17:18:18

쩐티홍

충주시청 기간제 직원(베트남)

가난이 싫어 20살 어린 나이에 부모 형제가 있는 베트남을 등지고 오로지 남편 하나만 바라보며 한국 땅을 밟았다. 시집온 뒤부터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살고 있다. 타향살이가 쉽지 않다는 말을 새삼 피부로 느끼고 있다. 막상 한국생활에 적응하려고 하니 우선 의사소통이 문제였고, 색다른 문화와 사고방식 등 부딪히는 모든 것들이 하나의 벽으로 다가왔다.

내가 바뀌지 않으면 도저히 살 수 없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열심히 배우고 익히며 가로막힌 벽을 하나씩 허물었다. 충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한국어를 배웠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국문화를 접했으며, 가족들에게 한국의 예절을 익혔다. 다행히 남편과 주변 좋은 분들의 도움으로 초·중·고 검정고시를 합격했고, 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한국의 지역사회 행정에 관심이 많아지던 중 충주시에서 다문화가족 지원 기간제 근로자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게 됐고, 바로 원서를 접수했다. 다행히도 운이 좋아 지금은 충주시 여성청소년과에서 한 달 넘게 근무를 하고 있다.

첫 출근 날, 시청 내 외국인 직원이 나 혼자라는 생각이 드니 문득 처음 시집왔을 때가 생각났다. 낯선 사람들과 익숙하지 않은 행정용어들이 또 다른 타향살이의 매운 맛으로 다가올까 두려움도 들었지만, 내가 6년 동안 이곳 충주에서 잘살고 있듯이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용기를 냈다.

시청에서 근무하면서 나는 우리가 받을 수 있는 행정서비스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시민을 대상으로 한 무료교육은 물론,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정보와 건강에 대한 상담,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체험활동 등 우리가 시정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많은 혜택을 누리며 살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지금 나는 또 다른 고민에 빠져있다. 이 많은 공공서비스와 정보들을 충주에 살고 있는 다문화 친구들에게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홍보를 해서 참여할 수 있게 할 것인가? 많은 걸 배우고 알고 싶어 하는 다문화 친구들과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충주시와의 사이를 잘 연결해 주는 게 나의 제일 큰 업무인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선다.

우선 '밴드'를 만들어 홍보하는 한편, 각국의 언어로 알릴 수 있도록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보다 많은 친구들이 좀 더 쉽게 충주시 행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이 모든 노력들은 다문화 친구들의 힘든 타향살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나아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와 지켜야 하는 의무를 다하게 돼 진정한 충주시민의 일원으로 거듭날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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