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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고향친구, 학교동창, 직장동료 등과의 인연을 이어가는 모임이 은퇴 후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70년대 후반에 작은 시골학교에서 근무했던 선생님들과 모임이 자연스럽게 만들어 졌다. 불혹(不惑)이라는 40대, 예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나 식사를 하며 발의한 모임이 부부동반으로 30여년을 이어오고 있으니 보통의 인연이 아니다. 회원이 타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빠진 분도 있는데 지금은 단촐 하게 8명이 매달 모여서 식사를 하며 안부를 주고받고 있다.

여행비를 적립하여 다섯 차례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아마도 해외여행이 재미있어서 모임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 같다. 해외여행의 붐이 일 때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여행의 맛을 들였다. 하롱베이에서 배를 타고 기암괴석의 절경을 감상하며 감탄을 연발했고, 소형비행기로 캄보디아로 넘어가 동남아에서 가장 크다는 톤레샵 호수에 황토색 물에 새집처럼 수상집을 짓고 사는 모습을 보고 상대적인 행복감을 느꼈었다. 앙코르와트의 찬란했던 문화유적을 둘러보며 그들의 위대했던 조상을 존경스럽게 생각했다. 국가의 흥망성쇠를 피부로 느끼며 무더운 나라에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와 다른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두 번째 여행지는 터키 이스탄불까지 12시간을 비행하는 먼 곳으로 날아갔다. 이스탄불에 도착하여 보스포러스 해협 유람선에서 숲속의 별장과 요트를 보고 그들을 부러워하며 또 다른 여행의 맛을 느꼈다. 아야소피아성당, 카파도키아 지하도시인 데린구유와 열기구 투어 등이 기억에 남는다. 수도 앙카라에서 한국 참전 기념공원을 참배하며 우리와는 형제국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호텔에서는 주식인 빵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고 케밥도 별미였다.

돌아올 때는 항공사 사정으로 모스크바를 거쳐 돌아왔던 추억도 남아있다. 2~3년 간격의 여행은 가까운 대만에도 다녀왔다. 고궁박물관과 석회암 계곡 화련 등을 둘러보는 맛 기행을 하고 왔다.

2년 전에는 중국의 서남부 보이차로 유명한 운남성(雲南省) 곤명지역을 다녀왔다. 국내선 여객기를 타고 고원지대인 샹그리라[香格里拉]공항에 내리니 해발 3천400m가 넘는 고산지역이었다. 티베트 불교의 영향을 받은 거대한 '송찬림사'라는 절의 계단을 오를 때는 고산증으로 고통을 받은 일행도 있었다. 대형 야외공연장에서 관람한 여강인상쇼는 무대 뒤로 옥룡설산이 그림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뤘다. 500여 명이 출연하여 1시간이 넘게 민속의상을 입고 노래와 춤을 추며 무대둘레를 말을 타고 달리는 대륙다운 쇼를 감명 깊게 관람했다. 지난 3월에 다녀 온 괌 여행은 관람위주의 여행에서 휴식을 취하러 갔다. 사랑의 절벽으로 유명한 가까운 아름다운 해변에 모여 있는 큰 호텔에서 색다른 여행을 했는데 옵션관광을 세 가지나 하고 나니 재미도 있었지만 힘들었다는 분도 있었다. 해군기지가 있는 남부지역 관광을 할 때 현지인가이드가 우리말을 너무 잘하며 특유의 유머로 여행자들을 즐겁게 하여 많이 웃고 박수도 많이 쳤다.

밤 비행기로 출발하여 인천공항에 새벽에 도착하여 관광버스로 이동하여 해수사우나를 한 다음 을왕리 해수욕장 앞에서 점심으로 조개구이를 먹었다. 분위기 있는 커피숍에 들려 여행뒷이야기를 나누며 충주로 돌아오는데 춘분일인데도 눈발이 차창을 스치니 겨울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제까지 이 모임이 이어질지 모르지만 아무 일 없이 건강하게 여행을 마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나이 들어 소중한 인연덕분으로 은퇴 후를 즐길 수 있다는 것만도 행복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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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